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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7 09:44:00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에티오피아 후원 아동, 시사이노를 만나다!

송성근 후원자


후원을 시작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던 달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다.

3개월 일정으로 동아프리카를 여행하기 위해서였는데, 수많은 나라 중 동아프리카 대륙을 선택한 이유는 역시 시사이노, 후원 아동을 만나기 위함이 주된 이유였다.


시사이노는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 아바바에서 버스로 1박 2일 걸려 도착하는 랄리벨라라는 마을에서, 다시 사륜구동 차로 비포장 도로를 2시간, 그리고 당나귀(노새)로 갈아타서 또 2시간을 가야 도착하는 높은 고지대의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3개월간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배낭여행 하면서 수많은 버스를 타고, 대중교통들을 이용해 봤지만 시사이노의 집까지 가는 길보다 험하고 멀미나며 어려운 길은 없었다.

3개월간 아프리카 교통에 적응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고 자신했었는데…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가는 과정 또한 참 다이나믹했다. (대형사고의 문턱을 3번 넘는다.)

정말 제대로 된 오프로드. 그 길 바로 옆 낭떠러지에 대형 트럭이 뒤집힌 채 걸려있고 우리 차는 그 옆 좁은 길로 지나갔다. 대형 트럭은 운 좋게 작은 돌에 걸려 낭떠러지로 안 떨어지고 걸려있었고 들은 바로는 트럭 운전자는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했다.


오프로드를 기름 부족한 상태로 가다 중간에 기름이 다 떨어진 또 다른 대형트럭과 그 옆을 지나가려다 힘 부족으로 도랑에 빠진 불쌍한 차가 보였다. 사륜구동 차를 탄 우리는 그들을 도와주고 다시 갈 길을 갔다.


여기서 고생 끝인가 싶었는데 2시간 운전 후 노새로 바꿔 타고, 가다 갑자기 앞 노새가 발작하는 바람에 앞에 인솔자 이헤뉴는 위험해 보일 만큼 크게 낙마했다. 그리고 뒤따르던 내 노새도 따라 발작하는데, 다행히 나와 인솔자 둘 다 민첩하게 잘 대처해서 큰 사고는 막았다.




그렇게 어렵게! 시사이노 집에 도착했다. 이 모든 게 단 하루, 아니 4시간 사이에 연속적으로 일어났다니.. 다시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아무튼 큰일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원래 계획대로 시사이노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


참고로 에티오피아는 고도가 굉장히 높다. 나라 전체가 고도가 높은데, 그 중 랄리벨라, 시사이노가 사는 마을의 해발고도는 3,500m 이상 된다고 한다. 특히 시사이노의 집이 제일 높이 있었는데, 그러므로 시사이노가 학교에 가려면 걸어서 45분, 그리고 물 긷는 곳까지는 30분이 걸린다고 했다. 그마저도 플랜에티오피아가 학교를 짓고, 식수 공급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리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생각을 해 보면 이곳 환경이 굉장히 열악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시사이노와 가족들의 표정은 밝았다. 적어도 이런 불편함에 삶이 불행하진 않은 듯 보였다. 그의 가족들은 날 두 팔 벌려 환영해 주었다. 시사이노는 아직 10살이라 수줍음을 타서 말도 잘 못하고 낯을 가렸지만, 당연히 시사이노 또한 그의 부모님, 동생들과 함께 나를 환영한다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노새가 편히 쉴 곳을 제공해 주었고 그의 어머니는 전통 음식과 전통주, 커피를 대접해 주었다.

쉴 곳은 마치 내 집과 같이 편했고 음식은 생각보다 맛있어 현지 사람과 같이 맛있게 먹었다.

그에 대해 감사의 표시로 나는 한국에서 가져온 태극부채, 태극기 배지, 현지에서 구입한 옷, 펜(이곳에선 펜이 정말 좋은 선물이란다.), 노트 등 시사이노와 그의 동생들을 위한 선물을 주었다.



그렇게 서로에게 궁금한 점, 하고 싶었던 말 등을 주고받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1시간 30분이 지났다. 현지 사정 때문에 조금 늦게 출발하기도 했고 오는 도중에 여러 일도 있었으니 2~3시간 예정이던 만남 시간이 1시간 30분으로 줄어들어 너무나 짧고 아쉬운 시간을 뒤로하고 해가 지기 전에 출발해야만 했다.

시사이노 아버지는 나에게 몸조심하라면서 내가 시사이노 가족의 새로운 아들이라며 헤어짐을 아쉬워하셨다. 그러면서 멀리서 왔는데 하루라도 자고 가지 그러냐며 아쉬움을 표하셨지만, 나 혼자 온 것이 아니므로… 플랜 직원들과 같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우린 마지막으로 함께 가족(?)사진을 찍고, 언제가 될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가는 길에, 플랜 직원이 이 지역 내 전 세계 6~7000명의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학교, 식수 공급 시설, 태양열 발전기 등을 소개해 주었다. 매년 5~10명의 후원자가 아동 방문을 오는데 이렇게 직접 후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여준다고 한다.

후원 아동을 만나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정말로 우리의 후원금이 제대로 좋은 곳에 쓰이고 있는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의 설명을 주의 깊게, 그리고 뜻깊게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이 의미 있는 일,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고 지금 이 기억들이 내 아프리카 3개월의 전부가 되었다. 

또 이 힘으로 앞으로의 후원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내가 플랜을 통해 아동방문을 하는 최초의 한국인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플랜 직원 이헤뉴는 내 나이가 26세라 매우 젊다고 했다. 

한국에서 에티오피아, 어렵고 먼, 쉽지 않은 길일 수 있다. 내 나이 26세는 너무 이른 나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도 사람이 사는 곳이며 어디서든지 도움을 주고받는 게 바로 사람 사는 곳이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시작해 가장 가슴 뛰는 일을 하는 데에 나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미 있는 일에는 과정과 이유,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의 노력, 조금의 관심, 조금의 용기만 있다면 그 누구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누군가를 후원하면서 누군가의 온기가 다시 나에게 전해져 온다.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해졌으면.

 

You Only Live Once, YO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