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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4 13:47:57 #더좋은편지



Esnart에게


정말로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를 쓰는구나. 거의 2년만인 것 같아. 그 동안 바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편지 쓸 시간도 없었다 하면 너무나 큰 핑계이겠지. 소홀해서 미안하구나. 하지만 내게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야. 6년간 사귀어 왔던 남자친구와 결혼을 했단다. 그것도 벌써 작년 봄의 일이구나. 시간이 정말 빠르네. 그것이 1년도 더 넘은 일이라니. 초대했더라도 너는 너무 먼 곳에 있어 올 수 없었겠지만 마음으로라도 초대하고 싶었어. 너를 처음 알게 된 때부터 만나온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는 자리였기에 너 또한 중요한 손님이라 생각했거든. 너무 늦었지만 네 몫으로 남겨둔 초대장을 함께 보낼게. 나는 결혼과 함께 남편을 따라 이사를 했어. 남편의 직장이 고향과는 다른 곳이라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이 곳으로 이사 왔지. 여기는 포항이라는 곳인데 나의 고향인 부산과는 차로 두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어. 남편은 여기서 철강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어. 나도 적당한 회사를 찾고 싶었지만 이 도시는 고향보다 작고 조용한 곳이라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구나. 작년 봄엔 여기에 가족도, 친구도 없이 지내려니 정말 외롭고 쓸쓸했는데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어. 물론 30년 간 살았던 고향만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이 도시도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 살기 나쁘지 않단다. 고향보다는 조금 더 춥고 여름엔 더워서 힘들긴 하지만 말이야. 오는 8월에는 아주 놀랍고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단다. 우리 부부에게 아기가 오는 달이거든 병원에 가니 남자아이고 8월 마지막 날에 나올 예정이래. 이제 제법 뱃속의 아기가 커져서 조금 힘들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건강한 아기가 나와주길 같이 기도해주겠니? 아기가 태어나면 사진하고 같이 또 편지 보낼게^^. Esnart가 벌써 15살이라니. 정말 세월이 화살같구나. 커 가면서 점점 숙녀 태가 나고 예뻐지니 신기하고 뿌듯한 마음이 드네. 늘 가족과 너의 안녕을 바라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란다. 학교에서도 언제나 배움이 즐겁고 많은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 쌓기를. 또 편지하마. 그때까지 안녕히, Esnart!


Love. Boram 

2016.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