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5 17:49:28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글 - 플랜 지역사무소 대표 다빈더 쿠마르
저녁 해가 지자 소녀들이 분주해집니다. 옹기종기 모여서 몇몇은 조용히 앉아 있고, 어떤 이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넓은 기숙사가 두려움과 불안으로 가득 찹니다.
 
며칠 전 구조된 한 여자아이가 하이데라바드 지역의 사창가에서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2주 동안 진정제를 먹고 혼수상태로 고객을 접대했고, 그 후에야 간신히 밥을 먹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소녀의 끔찍한 시련이 서서히 드러나자, 방은 혼란으로 가득해집니다. 감정이 격앙된 14세 소녀 지오시와 16세 카비야도, 비자야락스미도 모두 울고 있습니다. 한 명의 경험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실타래처럼 점점 이어져나가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녀들이 모여있는 이 곳은 인도의 안드라 프라데슈에 위치한 프라카삼 지역에 플랜과 이 지역 정부에 의해 마련된 임시 거처입니다.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재활센터에서는 성 매매로 고통 받는 여성과 여자아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당국은 계속해서 성매매 근절을 위해 피해 여성들을 이 곳으로 데려오고 있고, 계속해서 이 곳의 수용 인원은 가득 차고 있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새로운 피해자들이 이 곳으로 도착하기 때문입니다.
 
인도 성매매의 현실
 
이 곳에 오는 여성들의 경험은 끔찍합니다. 학대와 고문, 노예제도, 비인간적인 대우로 고통 받던 13세 안팎의 소녀들이 다양한 대도시 사창가에서 구조됩니다. 인도 성매매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안드라 프라데슈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청소년기 여자아이들이 대부분의 피해자입니다. 인도 경찰 추정으로는 현재 30만 명에 육박하는 여성과 여자아이들이 성매매에 연루되어 있다고 하며, 이 중 3,000여 명 정도만이 구조되었습니다.
 
안드라 프라데슈는 인도 전 지역 중 네 번째로 부유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조직화된 성매매가 너무 견고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신 매매단은 가장 소외된 마을까지도 침투해 있습니다. 이들은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가난한 형편의 여자아이들을 노리고, 이들을 성매매의 길로 몰아 넣습니다. 결혼을 보장해준다거나, 취직을 시켜준다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는 유혹에 넘어가 집을 떠나지만, 결국 성매매를 강요 받게 됩니다.
 
수니타는 옆집 이웃이 더 나은 직업을 찾게 해주겠다는 약속에 넘어가 도시의 사창가에 팔렸습니다. 업주는 성매매를 해야 했고 식사권을 주었고, 250명을 상대한 후에야 모은 식사권으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녀들에게 가해진 성폭행은 너무 가혹해 자세한 내용을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 여자아이들이 구조되어 재활센터에 올 때는 이미 몸과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남아있습니다.
 
“그들이 입을 열 때까지는 며칠이 걸리기도, 몇 달이 걸리기도 하죠.” 라며 센터 관계자가 이야기 했습니다. “사창가에서 구조된 소녀들은 밤에 자신의 옷을 찢고, 술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몇몇에게는 정신적인 상처가 너무 깊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 곳에 온 한 여자아이는 몇 주가 지나도록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낯선 사람을 보면 몸을 웅크리고, 자신의 나이에 비해 미숙한 행동들을 보이며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005년 인도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매년 44,000명의 아동이 실종되고, 이 중 11,000명은 단서조차 찾디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인신매매되는 어린이들의 40%이상이 성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인신매매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한 단체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도의 10명 중 3명 이상의 아이들이 에이즈나 성병, 기타 부인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합니다.
 
16세 수드하는 3살짜리 아이의 어린 엄마이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자신이 오토바이를 사기 위해 친척에게 진 빚을 갚도록 수드하에게 매춘을 강요했습니다. 수드하는 “남편은 제가 성매매로 돈을 벌어다 주어야 저를 찾아 와요.” 라며 자신의 속내를 말했습니다. 
 
성적 착취를 강요 받는 여자아이들 중 대부분이 극심한 가난을 겪고 있는 시골 출신의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사회구조와 뿌리깊은 성차별로 인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가장 차별 받는 아이들입니다. 여자아이들은 대게 남자아이들보다 학교를 일찍 그만두고, 집안일을 하거나 부모님이 자리를 비운 동안 형제들을 돌보며 지냅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모들은 일거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며 여자아이들을 이웃에게 맡깁니다. 스라바니는 7세가 되기 전, 작은 마을의 거리에서 음식도, 물도 없이 정처 없이 떠돌다 발견되었습니다. 스라바니의 부모님도 그녀를 남겨둔 채 하이데라바드로 일을 찾아 떠났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희망
 
여자아이들이 착취와 학대에 노출되는 가장 원인은 가난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방치와 차별입니다.” 플랜 인도 직원 바바니는 말합니다. “플랜은 이 재활센터에서 구조된 여자아이들이 회복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여자아이들은 학업을 지속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거나, 사업을 위한 기술 훈련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프라카삼의 재활센터에는 제빵교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센터로 입소한 미나와 바산티는 매일 빵을 만드는데 쓰이는 반죽을 만듭니다. 교육생들은 오븐에서 뜨거운 빵을 꺼내며 기뻐합니다. “저희가 만든 빵은 마을에서 인기가 정말 좋아요!”라며 미나가 말합니다. “언젠가는 마을의 큰 제과점에 취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미용교실이 한창입니다. 열정 가득한 학생들은 강사의 시연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어떤 화장품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한참 동안 지속됩니다. 잠깐 동안이나마 자신의 상황을 잊고 활기찬 청소년의 모습을 되찾는 이 아이들은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저는 미용사가 되고 싶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거든요.” 라며 바지야마는 말했습니다.
 
벗어나기 힘든 슬픔과 고통
 
점차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아이들과는 달리, 비자야락스미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감정의 변화가 심해 낙관적이다가도 곧 절망으로 빠져버립니다. 20세인 비자야락스미는 이 곳에서 가장 나이가 많지만, 미래에 대해 가장 불안해합니다. 비자야락스미는 센터에서 일 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도 가족들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희망을 버렸어요.” 그녀는 말합니다.
 
비자야락스미의 두려움은 암울한 현실을 반영합니다. 성 매매에서 구조된 소녀 대부분은 가족과 지역 사회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몇몇은 되돌아가지만 오명과 편견에 얼룩져 정상적인 삶을 살아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여자아이들은 자존감을 완전히 잃어버려 힘들어합니다. 전통적인 제재와 관습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성 매매 종사자로서 ‘부도덕한’ 삶을 살았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은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도 않고 반기지도 않는 현실 속에서, 평생 동안 빈곤한 상태로, 노예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다고 느낍니다. 다만 단 한 가지 대안처럼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포주에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안드라 프라데슈 경찰에 의하면 거의 10명 중 8명 꼴로 피해자들은 재활 치료를 받은 후, 다시 길거리나 사창가로 내몰린다고 합니다.
 
반면에 성 매매 업자들은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은 채 계속해서 성매매를 합니다. 수백 명의 소녀들이 사창가에서 매년 구조되지만, 경찰에 의하면 국가 부도덕 인신 매매 방지법에 의해 유죄 선고를 받는 업자의 비율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피해자들
 
결국 수많은 피해자들은 무력하게 고립될 수 밖에 없고, 대부분 성 매매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성매매 종사자들이 공식 기록에도 존재하지 않아 신원 보증서를 발행 받지 못하고, 정부가 제공하는 식사 지원 등의 지원조차도 받지 못합니다.
 
수자타는 길거리에서 성 매매를 합니다. 그녀는 문맹이고, 에이즈 보균자이며, 라자문드리 변두리에서 9살 된 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가 지역 정부 사무실에 찾아가 생계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류상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성 매매를 더 해서 돈을 더 많이 벌면 정부가 보조하는 배당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어요.”라고 그녀가 말합니다.
 
안드라 프라데슈 의원인 두르게슈는 성매매 종사자들이 정부에서 보장하는 기본적인 재정 지원 혜택을 받기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변화는 입법, 정책, 그리고 행정적인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라고 그가 말합니다. 성 매매 종사자를 위한 재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고 대부분의 종사자는 재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이 가능한 시점이면 이미 성 매매 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수자타와 같이 에이즈에 걸린 성매매 종사자만이 주 정부가 지급하는 4달러 미만의 재정 지원을 매달 받을 자격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자격 조건을 갖추었더라도 지원을 받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플랜과 지역 NGO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합니다.
 
"저희의 목표는 구조된 소녀들을 재활 치료하는 것만이 아니라, 인신 매매를 통해 아동이 성매매를 강요 받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입니다. 성 매매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 시민 사회, 그리고 지역 사회가 적극적으로 비인간적인 매매 차단을 위해 움직여야 합니다." 라고 바바니가 말합니다.
 
프라카삼의 통과 기지에 어스름이 깔려 왔습니다. 감정적으로 격앙되었던 오후가 지나고, 불편하고 조용한 저녁이 찾아왔습니다. 지오시는 열이 나서 바닥 매트에 누워 두 소녀의 간호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몇몇은 벽에 등을 기대고 미동도 없이 앉아있습니다.
비자야락스미는 아직도 신경이 날카롭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녀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집에 가고 싶어요." 그녀의 부모는 또 그녀를 데려가기를 거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