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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5 17:00:00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학교는 멀지만, 공부가 하고 싶은 융의 여정



15세 융(Yung)은 새까만 새 가방을 들고 교실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해요. 이 가방과 새 학용품 덕분에 계속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융은 캄보디아 북동부 라타나키리 주에 사는 프롭(Prov) 소수민족 출신으로, 어머니와 아홉 남매 중 네 명의 형제자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세 명의 형·언니는 결혼해 집을 떠났고, 아버지는 3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농사와 계절 노동으로 가족을 홀로 부양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융은 어머니의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2학년 때 어렵게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엄마가 학교를 그만두라고 하신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고, 교복이나 공책, 가방, 펜 같은 학용품도 하나도 없었거든요.”

융이 겪은 어려움은 학용품 부족만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아침 집에서 3km를 걸어 나가야 배를 탈 수 있었고, 배에서 내리면 또 1km를 더 걸어야 학교에 도착했어요. 가끔 배를 놓치면 한 시간씩 기다려야 했죠. 너무 지쳐서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어머니를 도와 돈을 벌기로 했어요.”



융은 또래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깊은 슬픔을 느꼈고, 자신도 다시 교실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합니다. 대신 이웃 농장에서 일하거나, 어머니가 일하는 동안 동생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캄보디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취약 가정이 자녀의 노동에 의존해야 하고, 그로 인해 아이들은 학업 대신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학업이 뒤처지게 됩니다.


플랜은 Aide et Action이 주도하는 29개 기관의 연합체인 ‘캄보디아 미취학 아동 컨소시엄(CCOOSC)’의 일원입니다. 이 컨소시엄은 국제·지역 NGO, 연구자, 전문가 등이 함께 협력해 취약 아동의 초등 교육 장벽을 낮추고 있습니다. 2014년, Education Above All 재단 산하 Educate a Child(EAC)의 재정 지원으로 컨소시엄이 전국적으로 출범하였고, 2단계 사업에서는 장애 아동, 거리 아동, 연령 초과 학생, 오지 및 소수민족 아동 등 소외계층의 포괄적 교육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플랜은 스텅트렝과 라타나키리 주에서 이 사업을 수행하며, 교사 역량 강화와 함께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습자료와 도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4년 학교 입학 캠페인 기간, 융의 학교 교장 선생님이 융과 어머니를 직접 만나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마을에 새 학교 건물이 생겨 앞으로는 배를 탈 필요가 없으며 프로젝트를 통해 학용품도 지원 받을 수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이런 확신을 얻고 융은 다시 학교에 등록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수업을 따라잡기 힘들어 부끄럽고 힘들었다고 고백합니다. “많이 뒤처져서 힘들었고, 창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융을 따뜻하게 격려해주었고, 선생님은 추가 숙제를 내주며 모르는 부분을 도와주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도 함께 공부를 도와주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융은 거의 결석 없이 성실하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인 분캄 소리야(Bunkham Sorya)는 “융은 이제 4학년이고, 반에서 18명 중 10등을 할 만큼 많이 따라잡았습니다. 수학을 가장 좋아해요.”라고 전합니다.

융은 여전히 가족을 돕기 위해 주말에는 농사일을 하고, 방과 후에는 동생들을 돌보지만, 자기 전에는 꼭 숙제를 마칩니다. 융은 “다시 공부할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고, 지역사회로부터 응원을 받는 것이 정말 기뻐요. 앞으로 대학에 가서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에요. 그래야 동생들 교육도 도울 수 있으니까요.”라고 희망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