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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5 19:22:45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글 정종찬 후원자님 (2005년 1월 방문)
후원을 시작한지 1년이 좀 지나서였을까요. 후원하고 있는 리뚜이 항의 사진이 왔습니다. 엄마 키랑 비교해 보니 작년 사진보다 10cm는 더 자랐겠네요. 그 때도 참 기분이 좋았죠. 결혼을 준비하면서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신혼여행지로 베트남은 어떨까 하고 물었는데 선뜻 동의해줘서 고마웠습니다.

2005년 1월 17일, 베트남의 후원 아동을 방문했습니다.


자전거를 한대 사주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사 들고 갔습니다. 미리 알고는 있었겠지만, 리뚜이 항은 몹시 수줍은 표정이었습니다. 원래 그렇게 3대가 모여 살지는 않을 것 같은데, 친가 외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모두 와 계시더군요. 사람들이 모두 참 작았습니다. 한 두세 대 전의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말도 안 통하는 제 옆에 아이가 앉았습니다. 항은 식사시간 내내 자기가 먹던 젓가락으로 제 밥그릇 속에 먹을걸 집어 넣어줬죠.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입니다. 저 한 개 주고 자기는 두개 먹고 뭐 계속 그랬죠.집에 있는 딸 셋 중에 제일 많이 먹는다더군요. 식단의 모든 재료가 집에서 재배한 웰빙 식단 이었습니다. 거기에 평소에 없던 재료도 좀 쓴듯한 분위기였죠. 감사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그 지역에서 플랜이 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시켜 주더군요. 무슨 국빈대접이라도 받는 줄 알았습니다. 정수장, 학교 등을 보여줬는데, 제가 본 학교도 공사 중이었습니다. 교실 건물은 2층이고, 아마 화장실 터인지 운동장 한쪽의 땅이 파헤쳐져 있었습니다. 아이들 수업 중에 괜히 방해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 했더니, “아이들이 외국인을 한번 보는 것도 유익한 경험이 된다”고 마을 유지께서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교실마다 들어가서 “여러분이 베트남의 희망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 되고 한국에 오세요. 한국은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은 제가 한국 대표였죠.

그랬더니 교실마다 아이들이 노래를 불러줬습니다. 답가죠. 박수치면서 노래하는걸 좋아한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눈도 크고 예쁘던지... 여기저기 같이 다니며 항의 손을 잡아줬습니다. 아이도 제 손을 꼬옥 잡아오더군요. 아이의 손톱 밑에는 흰 부분이 없이 새까만 때가 가득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꼭 잡은 건 손이 아니라 마음이었습니다. 내년에 또 오라는 아쉬움 담긴 인사를 받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이 여행에서 제가 건진 건 이 후원의 끈을 놓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입니다.

제가 보낸 건 얼마간의 후원금이지만 이들이 받은 건 삶의 희망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준 것보다 훨씬 큰 기쁨과 감사가 제게 돌아오네요.

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