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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1 17:49:31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수단 어린이 건강·교육 돕는 ‘양 아버지’

박용일 대림대 교수, 자비 들여 양 196마리 보내

“매달 50만원씩 적금 들어 퇴직 후에도 계속 지원”

 media/parkyi.jpg

내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 수단에 ‘미스터 박’ ‘양(羊) 아버지’로 불리는 한국인이 있다. 얼마나 먼 곳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한국의, 얼굴도 모르는 미스터 박에게 수단 어린이가 감사 편지를 보냈다. ‘집에 가축이 생긴 건 처음이에요. 가족이 양젖을 나눠 마시니 배가 고프지 않아서 좋아요’.

박용일(56·사진) 대림대 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가 바로 수단 아이들의 ‘양 아버지’다. 그는 2006년부터 매년 수단에 양을 보내고 있다.

“얼마씩, 얼마만큼씩, 돈이나 물품을 지원하는 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잖아요. 자립해 생계를 꾸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습니다.”

방법을 고심하다 젖을 짤 수도 있고, 새끼를 낳을 수도 있는 가축을 보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무리였다. ‘양친회’로 불리며 1960~70년대 한국을 원조했던 국제구호단체 ‘플랜인터내셔널 한국위원회(플랜코리아)’에 연락했다. 영국에 있는 본부를 통해 수단 현지에서 양을 구입하고, 각 마을에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첫 해엔 300만원을 들여 수단 서부 아마오키아 마을 13가구에 양 39마리가 전달됐다. 이듬해엔 그 옆 마을 30가구에 90마리, 올해 상반기엔 북부 엘루엡 마을 23가구에 67마리가 보내졌다.

“현지에서 양 한 마리가 우리 돈으로 8만원쯤 합니다. 돈이 적게 드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양젖을 마시며 건강하게 살 수도 있고, 양을 팔아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박 교수에게서 양을 받은 사람들은 한 가지 약속을 해야 한다. 새끼를 낳으면 세 마리까지는 길러도 좋지만 그 이상은 이웃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라는 것이다. 그 덕에 일회성 행사로 끝날 수 있는 지원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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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지원 요원들이 있지만 실제로 양을 이웃에 줬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고맙다고 날아오는 편지를 보면 수단 사람들도 제 뜻을 알아주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박 교수의 마음을 놓이게 한 편지는 파티마 이브라임 아메드라는 여성이 보낸 것이다. ‘아이의 학교시험 때문에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팔았는데, 꼭 한 마리를 더 채우고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전공 교재에 ‘플랜코리아’ 로고를 새기고 인세 기부를 약속한 박 교수는 “지금은 월급을 모아 비용을 마련하지만 퇴직하면 쉽지 않을 것 같아 매달 50만원씩 적금을 들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고등학교 후배를 설득해 지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 덕에 올 하반기에 네 번째로 양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플랜인터내셔널’도 그의 아이디어를 응용해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한 명이 5만원씩 기부한 돈으로 네팔에 염소를 보내고, 새끼를 낳으면 이웃에 분양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이 박 교수처럼 수백만원씩 들이기는 어렵기 때문에 십시일반으로 힘을 더하도록 한 것이다.

“이제 한국은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까. 이젠 해외로도 눈을 돌려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돌려줘야죠.”

문의 www.plankorea.or.kr

글·사진=홍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