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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1 09:29:13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베트남 어린이 50명 돌보는 ‘한국인 양아버지’

 

김영진 신촌연세병원장, 매달 1인당 3만원 후원금 보내
 

“내년 봄엔 현지 의료봉사” … 직원 50명도 한 명씩과 결연

 

서울 신촌연세병원의 김영진 원장(46)에겐 52명의 자녀가 있다. 두 명의 한국인 딸과 50명의 베트남 양아들·딸이다.

김 원장의 베트남 아이들은 2006년 12월 한꺼번에 생겨났다. 국제 아동 구호단체 ‘플랜인터내셔널’의 한국 지부인 플랜코리아에 50명을 후원하겠다고 신청하면서다. 아이들 한 명당 매달 3만 원씩 보내고 있다.

그는 “틱, 낫, 눅, … 아이가 너무 많고, 이름 부르기가 어려워 다 외지도 못하고 있다”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아이들이 좀더 크면 한국에 데리고 와 공부도 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플랜인터내셔널은 생활환경이 어려운 제3세계 국가 어린이를 선진국의 후원자와 ‘양부모-양자’ 관계로 맺어주는 민간단체다. 플랜코리아는 현재 1만2000여 회원이 40여 개 국 1만4000여 명을 돕고 있다. 50명을 한꺼번에 후원하는 김 원장은 플랜인터내셔널 전체를 통틀어서도 특이한 존재다.

그는 “언젠가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봤는데 ‘내가 끼고 있는 금반지, 타고다니던 차를 내놨어도 수십 명을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라며 절규하던 주인공의 모습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라며 “능력 닿는 만큼은 돕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권유로 병원 직원 50명도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원장과 직원이 베트남 아이 100명의 양부모가 됐다.

아이들은 모두 베트남 꽝응아이주의 시골 마을인 손딴에 산다. 아이는 대부분 조부모와 산다. 도시로 돈 벌러 나간 부모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근근이 끼니를 해결한다. 학비와 학용품은 언제나 뒷전이다.

김 원장 등이 보내주는 후원금은 아이들의 생활과 마을을 바꾸고 있다. 교사 평균 월급이 한국 돈으로 10만원이 채 안 되는 현지에서 3만원의 후원금은 아이들의 학비와 학용품은 물론, 동생들 분유와 그릇 등 살림살이 장만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플랜베트남의 현지 보고서는 ‘과일 등 간식을 먹을 수 있게 돼 영양실조에 걸렸던 아이들이 치료됐다’라고 밝혔다. 후원금의 일부를 모아 보건소를 지었고, 마을 우물도 팠다.

김 원장은 직원들과 함께 내년 봄 처음으로 손딴 마을을 찾아 의료봉사를 펼치면서 아이들을 만날 계획이다. 그는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하면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라며 현지에 교육기관을 세울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가 베트남 어린이 50명의 양아버지가 된 건 두 딸 다은(19)·다예(16)양 때문이었다. 그의 가족은 2006년 여름 필리핀의 한 리조트로 여행을 떠났다. 화려하게 꾸며진 리조트에서 조금만 걸어나가자 발가벗다시피 한 아이들이 떼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딸들에겐 충격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자매는 아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플랜코리아에 가입했다. 필리핀 어촌인 사마르 섬에서 경찰관과 선생님을 꿈꾸는 페포소(12)·졸리나(13)의 후원자가 됐다. 아버지에겐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 원장은 방송국 자선콘서트 프로그램에서 후원자로 소개된 딸의 모습을 봤다. 그리곤 자신도 딸들 모르게 후원을 시작했다.

“베트남 아이들 사진을 볼 때마다 전남 해남의 어촌에서 배를 채울 게 없어 야생동물까지 잡아 먹었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라고 말하는 김 원장의 눈가에 살짝 물기가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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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원장은 후원하는 베트남 어린이들의 사진을 병원에 붙여놓았다. [양영석 인턴기자]

 이충형 기자 , 사진=양영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