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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2 14:04:05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저희가 아이스크림을 팔아서 캄보디아의 어린이를 도우려고 하거든요. 다음주에는 떡볶이도 팔려고 하구요... 플랜 배너도 달면 좋을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플랜으로 걸려왔던 전화 한 통으로 올해 다섯 살인 캄보디아 소콘(Sokorn)과 한영외고 플랜동아리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캄보디아에 대해 처음 들었던 것은 세계사 시간이었다. 앙코르 왕국이라는 캄보디아 역사상가장 위대한 왕국을 세웠지만, 14세기부터 쇠퇴하며 보수세력과 우익세력 등의 분열과 갈등이 극심해지며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불안정한 정세와 열악한 위생시설, 높은 HIV/AIDS 감염율 등은 캄보디아 방문을 망설이게 만들었지만 풍부한 문화유산, 아름다운 풍경, 인상적인 사원들 그리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 3일간의 캄보디아 방문은 이러한 나의 편견을 깨뜨리기 충분했다.

 
난방 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오래된 중고 버스를 타고 캄퐁 참 지구로 들어간 우리들은 방문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난 후 한 동안 말을 잇지 못 했다. 외부인에게 어색함을 느꼈던 것일까? 거부감과 거리감을 담은 눈동자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보자 따뜻한 환영을 기대했던 우리는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좀 잡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준비해간 풍선과 고무공을 나눠 주자 풍선을 불고 공놀이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줄넘기를 연결해 ‘꼬마야’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곧 옆에 모여서 신기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며 마음을 열어가는 듯 웃어주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어린이들과의 놀이를 뒤로 하고 우리가 후원하는 소콘네 집에 방문했을 때 우리는 반긴 것은 소콘네 가족뿐만이 아니었다. 친척들, 동네 꼬마들, 그리고 방문했었던 학교의 교장선생님들까지 모두 모여 있었다. 다른 집들과 독립적으로 있는 한국과는 달리, 캄보디아에서는 이웃들이 가족처럼 언제든 이웃의 가정을 방문하는 것이 따뜻해 보였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소콘은 아직 너무 어려서 인지 낯을 많이 가리고 울상을 짓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우리 나라의 아이들과 하나 다를 바 없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통역을 통해, 우리의 눈빛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천사를 본 적이 있는가? 우연히 가게 된 캄보디아에서 우리는 천사를 만났다. 우리가 느닷없이 눌러대던 카메라 셔터 하나 하나에도 뜻 모를 브이 자를 그리며 싱긋 웃던 어린 천사들을 나는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힘들고 지칠 때면, 오늘같이 춥고 눈이 내리는 날이면 먼 나라 이방인에게 그들이 지어줬던 환한 미소가 그립다. 생애 처음 눈이란 것을 보고 어리둥절 할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면 내 마음도 절로 따뜻해 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 동안 나는 도움을 주기보단 도움을 받기만 한 것 같아 한편으로는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 날개 없는 천사들이 내게 주었던 과분한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보려 한다. 10년 후 같은 곳에서 부쩍 큰 어른으로,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 있을 소콘의 미래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축복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