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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09:11:51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7년째 세계 아이들의 엄마로
김성령의 ‘나눔’소신                          [여성중앙 8월호]
 

요즘 스타들의 나눔 소식이 줄을 잇는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눔은 내게도 곧 행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타들이 나눔에 ‘중독’된 계기와 이유는 저마다 다를 터,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김성령은 사랑을 나누게 된 계기로 두 아이를 꼽았다.
 
취재_ 이한 기자 사진_ 박영하(studio lamp) 취재 협조_플랜코리아(02-290-5436)
 
나눔을 실천하는 스타들을 종종 만나봤는데, 가만히 보니 그들 사이에 닮은 점이 참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은 얼굴 한 번 못 본 외국 아이들을 조건 없이 도우면서도 나눔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거였다. 아이들의 애잔한 사연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힐 때도,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는 뿌듯함에 밝게 웃을 때도, 그 사람들은 참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다. 최근에 만난 김성령도 그랬다.
 
내 별명, ‘띠?이 엄마’
 그녀의 별명은 ‘띠?이 엄마’다. 띠?은 지난 2002년부터 김성령이 후원하고 있는 베트남 소녀의 이름. 그녀가 국제아동구호기구 ‘플랜’의 한국 지사인 ‘플랜코리아’를 통해 베트남과 케냐 등 해외 어린이 4명을 꾸준히 후원해 온 지 벌써 7년째다. 100여 명 단위로 아동을 결연하는 스타들의 사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박해 보인다. 하지만 7년째 변함없이 나눠 온 사랑을 숫자 하나로 재단할 수는 없을 터다. 사랑을 나누는 건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 씀씀이의 문제니까.
 “요즘은 나눔이 하나의 트렌드나 유명인의 의무처럼 인식되나 봐요. 하지만 저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내가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잖아요. 남보다 사랑을 덜 받는 아이들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거죠. 아이가 배고파 하니까 먹여주고, 학교에 가야 하는데 못 가니까 공부를 시켜주는 아주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일이에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나눔이지만 그녀라고 남을 돕는 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자칫 귀찮아지고 부담스러워 그 의미가 퇴색될까 두려웠다. 어린이 한 명 후원하는데 필요한 돈은 계좌당 3만원, 4명이면 12만원인데 ‘고정 지출이 혹여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받는 아이들뿐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큰 기쁨이 된다는 걸 배웠다. 후원 아동들에게 편지로 소식을 묻는 일도 너무 즐거웠고, 아이들이 손으로 꼭꼭 눌러 쓴 답장을 받을 때면 ‘내 덕분에 누군가 희망을 얻고 행복해졌다’는 생각에 한없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김성령은 국내에서도 알음알음 나눔 활동을 많이 벌여왔다. 미스코리아 출신 모임인 ‘녹원회’에서 소년?소녀 가장 돕기 바자회나 소아암 환자 돕기 활동을 벌일 때 앞장섰고, 환경재단이 해외오지 마을에 우물 만드는 행사를 기획할 때 미스코리아 출신들과 함께 힘을 보탰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청각 장애 어린이들을 데리고 단체 응원을 다녀왔는데, 그 아이들과 요즘도 문자 메시지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오랜 나눔 활동은 그녀가 기본적으로 ‘아이를 돕고 싶다’는 따스한 마음 씀씀이를 가졌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사랑을 나누고 교감한 아이들과의 꾸준한 소통이 그녀의 삶을 활기차게 만들기 때문에 나눔의 재미에 푹 빠져버린 부분도 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나눔에의 중독’이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마을은 잘 열지 않고 저를 어색하게 대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자기한테 관심을 같고 사랑해 준다는 걸 스스로 느끼면 그때부터는 달라지죠. 먼저 다가와서 말 걸고 어리광도 부리는데, 다들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몰라요. 그렇게 예쁜 아이들과 마음으로 교감하는 건 저한테도 아주 즐거운 일이예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데 굳이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지만, 남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나름의 계기는 있을 터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김성령은 주저 없이 ‘아이들’이라고 대답했다.
 김성령은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다. 큰아들 준호가 초등학교 3학년이고, 둘째 준우는 다섯 살이 됐다. 엄마가 되어보니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릴 것 없이 어린이들에게 그 관심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게 됐다. 그것을 채워주자고 다짐한 게 나눔을 실천하는 첫 번째 이유다.
 “아이를 키우면서 사랑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봤어요. 아이가 배부른 걸 보면 엄마는 안 먹어도 배가 부르잖아요. 상대방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 나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마음, 그게 바로 사랑이라는 걸 아이들을 보며 깨달았죠. 아이들은 누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잖아요. 내 아이가 아니더라고 모두 똑같이 소중한 존재니까 사랑을 나눠줘야겠다고 생각했죠.
 처녀 시절 연애할 때만 해도 ‘저 남자가 나를 사랑해 줘야만 내가 행복해진다’고 믿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란다. 받는 사랑만큼이나 내가 주는 사랑도 스스로를 뿌듯하게 한다는 걸 아이들을 통해 배웠다. 그 마음을 다른 아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었다.
 
가족에게 나눔 바이러스를 전한다
 두 번째 이유는 두 아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김성령은 “엄마가 다른 아이도 똑같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나눔에 익숙한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소 사교육 같은 데 관심이 없어서 남들은 영어 유치원이다 뭐다 성화를 부릴 때도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조그만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낸 그녀다. 하지만 나눔만큼은 몸으로 직접 가르치고 싶단다.
 “1등 하는 아이보다 성격이 밝고 가슴 따뜻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아이를 그렇게 키우려면 엄마로서 뭘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나눔으로 모범을 보이는 게 좋은 교육이 되겠다 싶었죠. 나누는 마음도 누군가에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웃음).
 물론 어린 준호와 준우가 아직 나눔의 의미를 잘 알지는 못한다. 엄마를 따라 한다며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줘야 한다’고 또박또박 외치는 모습이 귀여워 보이는 정도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자기 형과 동생이 있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안다. 따듯한 마음 씀씀이가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믿는 그녀는 나눔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기쁨과 교훈을 두 아들도 고스란히 느끼길 바란다.
 “가난에 치이면서 고생스레 살아도 감사할 줄 알고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그런 친구들도 포용하는 가슴을 가진 남자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넓은 눈으로 세상을 보면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죠.
 그녀가 전한 나눔 바이러스는 두 아들뿐 아니라 남편과 주위 사람들에게도 옮았다. 그녀의 소개로 남편 이기우씨는 해외 아동 1명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동생 성경씨도 후원 계좌를 개설했다. 매니저와 단골 미용실 원장, 심지어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 스태프들까지 김성령의 성화에 밀려 아이들을 후원한다. ‘플랜코리아’ 측의 설명에 의하면 그녀가 소개한 후원자가 벌써 20명이 넘는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나눔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한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현역으로 뛰는 미스코리아 중에서는 소위 왕언니 격이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대외적인 활동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단다.
“얼굴 알려진 사람이 앞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면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되잖아요. 그런 점에서 연예인에게 나눔은 ‘의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김성령이 가족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는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안타깝게도 요즘은 드라마(자명고) 촬영에다 여기저기 벌여놓은 활동들 때문에 온전히 엄마와 아내로 지내는 시간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두 아들은 워낙 어릴 때부터 엄마가 바깥일로 바쁘다는 걸 알고 자라서 엄마가 없어도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낸다. 때로는 오히려 그녀가 섭섭하게 느낄 정도다. 물론 어쩌다 엄마가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면 아이들이 펄쩍펄쩍 뛸 정도로 좋아하지만 밖에 나가 있는 엄마한테 빨리 들어오라고 보채는 법이 절대 없단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한테 일하지 말고 집에 빨리 오라고 난리라는데, 우리 애들은 무덤덤해요. ‘엄마는 TV에 나오니까 좋겠다’라고 부러워할 때는 있는데, 일하지 말라거나 빨리 오라고 보채지는 않네요(웃음). 기특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죠.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들 생각에 아무리 촬영 일정이 바빠도 가급적 겹치기 출연은 안하고, 집에 있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모처럼 스케줄이 비어도 외롭고 힘든 아이들 소식을 들으면 또 발 벗고 나서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마냥 줄일 수도 없으니 한편으로는 고민이라는 그녀. 김성령은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사랑을 더 진하게 풍기는 따뜻한 여자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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