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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08:55:38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걷기 모금 행사 먼저 제안해 네팔 어린이 도운 임현정 양 [중앙일보]

“기부는 쉽고, 즐겁고, 희망찬 놀이”

네팔을 방문한 임현정 학생(左)이 현지 어린이들에게 환영 받고 있다. [플랜코리아 제공]

 

“방학 동안 재미있으면서도 뜻 깊은 활동을 하고 싶었어요.”

지난달 친구 10명과 그 가족들과 함께 강화도에서 걷기 자선모금 행사를 열었던 임현정(15)양의 말이다.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페이 스쿨 7학년(중학교 1학년에 해당) 학생인 임 양은 방학을 맞이해 한국에 돌아왔다가 구호단체 플랜코리아(www.plankorea.or.kr)에 제의해 이 행사를 열었다. 한 명이 1m를 걸을 때마다 100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해 900만원을 모았다. 이 돈은 임 양의 희망대로 네팔의 보육 시설 건립을 위해 쓰이게 됐다. 보육원은 네팔 남서부의 ‘방케’라는 지역의 산골마을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임 양은 지난주에 네팔로 나흘간 답사를 다녀왔다.

임 양은 “현지 주민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잔치도 벌이는 등 환대를 해주어 감격스러웠다”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맺은 듯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더 큰 계획을 세웠다. “1회성 행사로 그치는 게 아니라 매년 여름마다 비슷한 행사를 열 생각이에요. 목표는 네팔에 500개의 보육원을 세우는 거고요.” 미국에 가면 동급생들에게 적극 권유해 국제적 행사로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네팔 여행에 동행한 플랜코리아의 박제홍 부장은 “관련 기관이 아닌 일반 시민이 먼저 아이디어를 제의해와서 행사를 연 것은 한국에선 최초일 것”이라며 “그것도 어른이 아닌 10대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기특하다”고 말했다. 임 양과 친구들의 기부로 건립되는 보육시설엔 아이들을 위한 교실뿐 아니라 임산부를 위한 의료지원을 위한 시설과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한 식수 펌프대도 설치된다. 지역주민을 위한 종합 복지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임 양이 걷기 행사의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미국에서 동급생의 기부활동을 보면서다. “패션에 관심 있는 친구가 직접 디자인한 옷으로 패션쇼를 열어 모금을 해서는 소아병동 아이들에게 기부를 하더군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해서 기부를 하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하다 걷기를 떠올렸다. ‘기부=놀이’가 돼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그래서 힘은 들어도 소풍 온 듯한 기분으로 강화도의 개펄과 도로를 종일 걸었다. 임 양은 폭우가 쏟아져 걷기가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서로 격려하면서, 또 네팔에 지어질 보육시설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즐겁게 걸었거든요.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으면 다른 친구가 대신 두 배를 걷기도 하고, 업고 가기도 했고요.”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작은 발걸음이 누군가에게 큰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걸 체험하며 용기를 얻었다. “가족이나 학교 등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많은 사람에겐 간절한 것이 될 수 있잖아요. 내가 가진 걸 조금이라도 남과 나누는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전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