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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08:50:58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글로벌 기부사업 펼치는 사진작가 김중만씨 [중앙일보]

“사진이 나눔도 가르쳐줬습니다”

 

 

사진작가 김중만(56·사진)씨는 튀는 인간이다. 레게 머리에 별 문신을 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 떼 앞으로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걸어 들어간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불과 4m 앞에 수사자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다. 피사체에 더 가까이 가겠다는 마음뿐이었기에 조용조용 걸어 나왔고, 결국 목숨을 건졌다. ‘셔터 소리가 심장 소리처럼’ 들린다는 그에게 사진은 무엇일까. 최근 사진에 보태 나눔에도 몰두하고 있는 그를 만나 물어봤다.

“하루 중 거의 대부분을 사진을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대고 사진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 열 번쯤 인생의 큰 고비를 맞았지만 사진으로 치유 받고, 나를 찾아 가고, 그러면서 세상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나눔을 가르쳐준 것도 사진이다. 사진 찍는 일로 지난해 베트남에 학교를 지었고, 올 4월에는 캄보디아에 타계한 화가 김점선의 이름을 딴 미술학교를 세운다. 국제 아동 후원 단체인 ‘플랜코리아’와 벌이는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활동은 4년째를 맞았다. 돈보다 재능을 나누는 ‘프로 보노(pro bono: 재능 기부)’도 사진기 하나 들고 실천하고 있다.

“저를 도와주는 이들 덕이죠. 마술사 이은결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생애 첫 마술 체험을 하게 해줬는데 에너지 넘치는 그이들이 뒤집어졌죠. 고려대 의료팀은 노상 수술을 해서 또 한 번 그 사람들의 눈물을 뺐습니다. 어깨에 혹을 달고 고통받던 이를 나무 아래로 데려가 바로 혹을 제거했는데 사진을 찍던 저도 감동해서 셔터를 못 눌렀을 정도였어요.”

8일 김중만씨는 제5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Mark of Respect)’ 상을 받았다. 위스키 브랜드 ‘로얄 살루트’가 해마다 문화예술계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남긴 열정의 리더십 보유자에게 주는 상이다.

김씨는 상금 5000만원을 ‘플랜코리아’에 전액 기부해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한 ‘희망의 골대 짓기’ 사업에 쓰도록 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좋은 사진을 갈망하는 한국의 젊은 사진작가들을 대표해 제가 받는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또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축구 골대는 축구를 위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열정과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기에 더욱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김중만씨는 앞으로 한국의 자연과 한국 사람들을 집중해서 찍겠다면서 “그들의 외로움을 사진으로 잡아내겠다”고 했다. ‘외로움의 감수성을 전파하겠다’는 그는 곧 펴낼 자서전에 집시처럼 떠돌며 굴곡 많았던 쉰여섯 해 외로움의 전모를 털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정재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