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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10:41:55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1m에 100원씩… ’나눔의 발걸음’ 내딛다

청소년 봉사단체, 캄보디아 우물 만들기 걷기대회
"우리가 직접 계획 세워… 돈만 기부하는 것보다 함께 걸으니 더 뜻깊죠"

[조선일보]

18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오르막 도로. 구름이 낮게 깔리고 부슬비 내리는 후텁지근한 날씨에 청소년 14명과 학부모 8명이 힘겹게 발걸음을 떼었다. 지친 어른 3명은 대열에서 수십m 뒤처진 채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11시 50분쯤 굽은 오르막길을 돌아서자 시야에 통일전망대가 들어왔다. 더위에 붉게 달아올랐던 학생·학부모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통일전망대에 도착하자 모두 허겁지겁 물을 들이켰다.

이들은 하루 전인 17일 강원도
양양 하조대해수욕장을 출발, 이날 이곳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40㎞를 걸었다. 김준엽(15)군은 "손톱만한 물집이 잡혀 걸을 때 따끔거리고 비에 몸도 흠뻑 젖었지만 기분은 좋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봉사단체인 ‘더 체인지’ 회원들이 강원도 양양에서 고성 통일전망대를 향해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기금 마련 걷기대회를 갖고 있다. /플랜코리아 제공

이들 청소년 봉사단체 ’더 체인지’가 내디딘 한걸음 한걸음은 고스란히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돕는 기금이 된다. 이들은 1m 걸을 때마다 100원씩 캄보디아 우물 만들기 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40㎞씩 합쳐서 80㎞를 걸었으니 총액 800만원이다.

’더 체인지’ 회장인 김민정(18)양은 "작년 여름 네팔 유치원 건립을 위해 도보여행을 한데 이어 올해가 두번째 봉사"라며 "고3이라 바쁘지만 봉사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행사를 주관한 국제아동구호 NGO인 ’플랜코리아’의 장도선 차장은 "보통은 주관 단체가 학생들에게 참여를 권하는데, 이번 행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부 계획을 짜서 우리에게 함께 해보자고 의견을 물어왔다"고 했다. 이날 행사 참여자는 국내 중·고교생 이외에, 유학 중 방학을 맞아 귀국했다가 동참한 회원도 꽤 있다.

회원들은 지난달부터 수업이 끝나면 모여 행사를 준비했다. 고운정(17)양은 "어떤 나라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우리가 직접 조사했다"며 "행사 티셔츠도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다 계획하고 결정했다"고 했다.

김민정양의 어머니 배영숙(49)씨는 "고3 딸이 도보여행을 해서 봉사기금을 마련하겠다고 했을 때 ’그냥 돈으로 주자’고 했지만 이렇게 함께 걸어보니 아이들 생각이 커가고 있음을 느꼈다"며 "당장 문제 하나 더 풀어보는 것보다 이런 봉사를 통한 정신적 성장이 더 보탬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 체인지’는 앞으로도 매년 ’기부를 위한 도보여행’을 계속할 계획이다. 윤지섭(18)군은 "솔직히 처음에는 친구가 해보자기에 별생각 없이 나섰지만 앞으로는 전국을 돌며 기부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김충령 기자 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