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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7 12:34:18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기부 새 트렌드 이끄는 2030 여성들 "휴대폰에 후원아동 사진… 서로 자랑해요"

[조선일보]

1대1 결연, 월 3만원 지원 ’우리 아기’라 부르며 애착… 인터넷 통해 기부정보 확산
"애들 만나러 갈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설레요."

26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경동정밀에서 일하는 김은경(31) 과장이 사무실 책상 위에 아이들 사진을 늘어놓았다. 미혼 여성인 그가 말하는 사진 속 ’애들’은 네팔 어린이 수라즈(6)·나빈(5)군과 스리랑카 소년 자니따(7)군이다.

26일 경기 시흥시 경동정밀에서 일하는 김은경(31) 과장이 자기가 후원하는 해외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국내 아동 2명도 지원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김씨는 국제구호개발기구인 굿네이버스를 통해 작년 8월 처음 해외 아동과 결연(結緣)을 했다. 올 초부터는 다른 국제아동후원기구인 플랜 코리아에도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해외 아동 3명 말고도 국내 아동 2명도 돕고 있어 다달이 아동후원금으로 쓰는 돈만 어린이 1명당 3만원씩 15만원이다. 회사 직원들에게 기부를 적극적으로 권해 회사도 아동 4명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내년 2월 후원 아동을 만나러 네팔에 갈 예정이다.

A여행사에 다니는 정현아(31)씨도 작년 7월부터 아프리카 가나에 사는 소녀 아푸쿠(9)양에게 매달 3만원을 보내고 있다. 정씨는 "친구가 휴대전화에 후원아동 사진을 넣어 다니는 걸 보고 나도 시작했다"며 "비슷한 시기에 후원을 시작한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 ’우리 아기’ 자랑을 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김씨나 정씨 같은 ’2030(20~30대)여성’이 요즘 기부 문화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20~30대 젊은 층의 기부가 1~2년 새 부쩍 늘었고, 그중 여성이 특히 많다는 것이다. 플랜 코리아는 올해 신규가입한 후원자 1만여명 중 70% 이상이 20~30대 젊은이였고, 이 가운데 60%가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영 기아대책 후원자만족팀장은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불안한 20~30대 후원자가 적었는데 최근 20대 신규 후원자가 뚜렷하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젊은 여성들이 활발하게 기부에 나서는 배경에는 우선 인터넷이 있다고 꼽는다. 인터넷으로 기부자를 모집하는 곳이 늘면서 인터넷에 민감한 젊은 층, 특히 감성적인 여성들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보애 굿네이버스 대리는 "작년 신규 후원자의 60%가 20~30대였고 특히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이 많았다"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터넷으로 친구 사귀고 정보 공유하는 서비스)를 통해 기부 정보가 확산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정재희(26)씨는 올 1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대일 아동후원을 시작했다. 정씨는 "예전에도 기부에 관심이 있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 세 살 된 네팔 아이를 돕게 됐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사회복지단체 홍보대사를 맡거나 기부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도 젊은 여성 기부자들이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박제홍 플랜 코리아 마케팅 부장은 "션·정혜영 부부처럼 젊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기부가 유행하면서 부쩍 20~30대 여성 후원자가 늘었다"며 "특히 젊은 기부자들은 일대일 아동결연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반면 방송과 인터넷에 덜 노출되거나 젊은 층이 주목할 만한 요소가 없는 사회복지단체들은 기부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메이크어위시재단’의 최은선 과장은 "젊은 여성이 일대일 결연으로 해외아동을 후원하며 그 아이 사진으로 사무실 책상을 꾸미는 게 최근 기부 트렌드"라며 "우리 재단처럼 일대일 결연이 없는 곳은 어떻게 기부자를 모집해야 할지 고민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김경민 기자 k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