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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3 19:00:49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평생 함께 하고싶은 방글라데시와의 인연>

후원자 손제영

 

 

군대를 전역하고 며칠 안되어 운명처럼 알게 된 플랜코리아를 통해 한 아이의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대학생 신분이라 시간적 여유도 많을 시기였지만 사실 아동에게 편지도 자주 못쓰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었습니다. 때마침 1년간 배낭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여행을 하면서 방글라데시를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지요.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직항 편은 전세계 어디에서나 잘 없나 봅니다. 인접국가인 미얀마에서도 바로 가는 것이 없어 말레이시아를 거쳐 갈 수 밖에 없었거든요. 말레이시아에서 사흘간 머무르며 아동의 선물을 사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아이들의 선물이 곳곳에 넘쳐났는데도 고르기가 얼마나 어렵던지요. 이틀 동안 백화점을 이리저리 뒤져 아이와 아이의 가족들의 선물을 사고 나니 그 때부터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정말 제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실감이 들었기 때문이죠.

아이를 직접 본다는 설렘 때문인지 방글라데시에 도착해 수도 다카에서 버스로 8시간 떨어진 북부의 작은 마을 사이드푸르까지 향하는 발걸음은 어느 때 보다 가벼웠습니다. 플랜방글라데시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에 머무를 수 있게 되어 이튿날 현지 직원과 함께 방문이 시작되었습니다. 6가지의 계절이 있다는 이곳 방글라데시에서 겨울철은 특히 매력이 있습니다. 가시거리가 50미터도 안 될 만큼 자욱한 안개를 가로 질러 차로 20분간 이동하는 그 느낌은 신비감마저 들었습니다. 아동을 만나러 가기 전, 아동이 사는 지역의 플랜 사무소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마을로 향하는데 후원아동을 처음 만나면 어떤 말을 건넬지,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민에 대한 대답을 얻기도 전, 문 앞에서 자기 몸집만한 꽃다발을 한아름 들고 ‘땡큐’라고 인사를 하면서 미소 짓던 그 아이의 모습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제 무릎에 올라 앉아 자기는 의사가 되어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데 어찌나 기특하던지요…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영어라면서 영어동요를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아이의 모습이 정말 대견하기까지 했습니다. 아직 미혼이지만 만약 몇 년 뒤 자녀를 갖게 된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환경이 아이가 큰 꿈을 가지고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플랜이 활동하고 있는 그곳의 교육환경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고 많은 유치원과 학교에서 아이들은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며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곳에서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꽤 많아 저의 후원 아동인 ‘마이무나’가 의사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보내는 3만원의 후원금이 후원아동에게 직접 돈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의료시설과 교육시설 및 기타 지역개발 사업을 위해 쓰여짐으로써 후원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아이들도 플랜을 통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을 개발시키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후원아동 ‘마이무나’ 뿐 아니라 이 지역사회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플랜이 하는 주요 활동이고, 이곳의 아이들은 조금씩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해 가는 셈이겠지요.

후원 가족의 방문을 마친 후 저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플랜에서 운영하는 의료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많이 걱정했던 부분이 이곳의 의료문제였는데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의료클리닉과 24시간 오픈 되어있는 응급시설 등 마을 곳곳 마다 위치한 ‘Delivery service’ 는 직접 방문하지 않고서는 믿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기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플랜이 이 곳에서 차지하는 역할이었는데요, 플랜은 정부와 지역 단체의 교두보 역할을 하여 필요로 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또 지원을 신청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후원단체 그 이상의 의미를 이곳에서 지니고 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빡빡했던 모든 일정이 마칠 때 즈음 마지막으로 모든 직원들과 함께 학생들이 준비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저를 위해 연습했을 아이들과 또 마지막까지 제게 웃음을 잃지 않던 그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해오더군요. 할 줄 아는 운동이 있냐는 한 소년의 질문에 태권도를 배웠다고 말을 했었는데요, 사실 3단이란 자격증은 가지고 있음에도 10년 전에 그만 둔 태권도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다음에 이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면 저도 무언가 준비를 해 와야겠다고 느끼게 되었죠. 작별의 시간이 다가 오고 나서야 오늘의 만남이 너무 짧아 아쉬움이 커져 왔습니다. 전통무용 공연을 보여주었던 ‘마이무나’의 언니 ‘모리움’에게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건네자, 모리움은 웃으며 “그럼 후원자님도 내년까지 방글라데시어 공부해 오세요!”라는 당돌한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배낭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가면 뱅갈어 사전부터 구매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아직은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느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먼지로 뒤덮인 그곳의 위생환경 개선은 무엇보다 시급해 보였고요. 정말 내 아이가 자라는 환경이고 또 공부하는 학교라고 생각하니 욕심이 왜이리 많이 생기던지요… 이런 이야기를 직원들께 전하니 그들 또한 점점 발전해 나가고 있으니 아마 다음에 방문할 땐 전보다 더 개선된 사이드푸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을 해 주었는데, 꼭 그 약속들이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지속적인 수입이 없는 제가 아이의 후원을 시작할 때 사실 주변의 우려도 많았습니다. 사실 ‘3만원’이란 금액은 학생인 신분에서도 며칠만 단기알바를 해도, 혹은 한 달에 한두 번만 친구들과 술자리를 줄이면 한국에선 다소 ‘쉽게’ 모을 수 있는 금액이지요. 하지만 그 작은 돈이 방글라데시의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을 왜 진작에 몰랐을까요. 한국으로 돌아가서 학교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제 경험담을 들려주며 아동의 후원을 꼭 추천하고 싶네요. 사실 이 활동이 지금 제게 이렇게 큰 기쁨으로 다가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고 이번 경험은 제 인생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아이를 돕고자 하는 전 세계 각국의 손길 하나하나가 결국 한 지역 사회의 모든 아이들에게 건강한 환경과 또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희망을 제공했다고 생각하니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 플랜코리아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 후원 아동이 자라는 만큼 방글라데시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저에게 이제 중요한 일이 된 것 같아 이번 기회로 인해 방글라데시와의 인연을 평생 간직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