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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7 13:37:56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굶주림의 공화국’ : 세계 3위의 인구 대국

우니 크리쉬난 박사

지난 10월 16일은 세계 식량의 날 이었습니다.
유엔은 식량가격 상승을 경고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기아 퇴치로 어린이들을 구하자

플랜인터내셔널과 지역단체들이 운영하는 니제르 서부 한 외딴 마을의 식량배급소에서, 2010년 8월 저는, 연약하고 나이에 비해 훨씬 왜소한 14세 소년 압둘을 만났습니다.

압둘은 자기 마을 사람들 모두가 굶주린다면서 수레에 가득 실린 곡식 가마니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고, 자기 머릿속에는 온통 다음 끼니 생각뿐이라고 했습니다. 2010년 니제르(Niger)와 사헬(Sahel)의 전 지역은 기억하건데 최악의 식량위기 중 하나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년 후 다시 니제르와 아프리카 여타 지역에 또 다른 위기의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뿔이라 일컫는 동아프리카의 몇몇 국가들은 소위 유엔에서 말하는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1천3백3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이는 런던이나 뉴욕의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입니다. 수백만 명이 -그 중 대부분은 아이들- 당장 생존을 위해 절박하게 식량을 필요로 하며, 더 나아가 기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영구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유엔보고서(10월 6일자)에 따르면, 기부자들이 아프리카의 뿔 지역 내 식량위기 타개를 위해 필요한 20억불 중 74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구호가 필요한 사람들 중 1/4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기아에 여전히 허덕이게 된다는 것이며, 수만 명의 어린이가 고통을 받게 됩니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 내 식량위기는 이미 정점에 달했습니다. 부국들의 저조한 지원약속 및 소말리아 내 폭력의 증가와 지난 주 인명을 앗아간 폭탄테러 등은 이 지역의 암울한 상황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조기관들은 현금지원을 장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계가 이처럼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전 세계가 단호히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으로 위기가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 세계에 걸친 극심한 자연재해의 증가, 식량과 연료가격의 상승, 식량가격을 둘러싼 투기, 잘못된 무역정책, 가뭄,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폭력적 갈등과 같은 특정 이유들로 인해 위기가 촉발되고 악화되는 것입니다.

동아프리카는 6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1천3백3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식량가격은 이미 위기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입니다. 올해 10월 16일 세계식량의 날을 맞이하여, 유엔은 식량가격을 안정화시킬 방안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식량가격의 급등은 개발도상국의 식량안정에 커다란 위협이고, 빈곤층이 가장 심한 타격을 받게 됩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0-2011년도 식량가격 상승은 거의 7천만 명을 극 빈곤층으로 내몰았다고 합니다.

굶주림의 고통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어린이들 입니다. 임신에서부터 출생 후 천일 동안은 충분한 음식과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금주에 발표된 유엔보고서에 의하면, 식량가격 변동으로 인한 소득의 변화로 음식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임신에서부터 출생 후 천일 동안 아이들에게 필요한 주요 영양분의 섭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아이들의 향후 소득창출력의 영구적인 감소로 나타나게 되고 빈곤층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아지게 되어, 결국 전체 국가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기아문제해결의 출발점은 어린이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플랜 인터내셔널의 인도적 지원 책임자인 로저 예이츠씨는 “우리는 아동과 젊은 층들이 세계인구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들의 가정과 지역사회 보호에 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어떤 큰 변화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라고 합니다.


전반적 상황:

유엔의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9억2천5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이들은 오늘밤에도 허기진 상태로 잠자리에 들 것입니다. 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면, 중국(13억명)과 인도(12억명)에 이은 세계 제 3위의 인구대국이 됩니다. 문제는 이 “굶주린 공화국”의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뭄과 식량위기와 관련하여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며, 불행한 점은 우리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가뭄은 서서히 찾아오는 위기로서, 우리는 날씨 및 식량가격, 그리고 다른 요인들을 주시함으로써 가뭄이 들고 식량가격이 오르리라는 것을 훨씬 미리 예측할 수 있습니다. 식량가격 급등을 감시하여, 식량위기에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1985년 기근 이후에 구축된 기근조기경보체계망(FEWS Net)은 지난해 아프리카의 뿔 지역 내 기근을 세계언론들이 관심을 갖기 수개월 전에 이미 예측 했습니다. 유엔은 이 경보망의 예측 후 거의 8개월 뒤에야 처음으로 위기극복에 대한 호소를 밝혔는데, 이때는 위기가 이미 그 정점을 찍은 시기였습니다.

사하라 사막 남부 10개국은 지난 10년간 매년 식량위기를 선언해왔습니다. 지난 수년간의 극심한 빈곤, 구매력의 부재, 흉작, 가뭄과 여타 지역적 그리고 전 세계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헬(Sahel) 지역의 식량위기를 가중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결합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만들어 집니다. 사헬 지역의 위기에 우리는 너무 더디고 또 너무 적은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9억2천5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면 세계 제 3위의 인구대국이 됩니다

 

원인은 식량인가 돈인가?

2010년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해 니제르 정부가 실시한 전국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당시 시장에서는 식량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극 빈곤층은 식량을 구할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 조사는 사헬지역 식량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구매력의 부재를 지목했습니다.

그러면, 위기가 시작된 2006년으로 시간을 돌려 보겠습니다. 2006년 말 전 세계에 걸쳐 식량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여, 일년 내에 밀은 80퍼센트, 옥수수는 90퍼센트, 쌀은 320퍼센트까지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대다수가 어린이인 약 2억 명의 사람들이 더 이상 식량을 구할 수가 없었고, 수 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에 걸렸습니다. 30개가 넘는 국가에서 폭동이 일어났고, 최소한 한 국가의 정부가 폭력으로 전복되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식량가격의 상승은 공급량의 감소도 수요의 증가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국제곡물위원회는 당시 밀의 국제 생산량이 실제로는 증가했다고 밝혔고, 식량수요는 사실 3퍼센트나 하락했습니다. 바이오 연료 증가에 따른 곡물 수요의 급증 및 석유가격의 급등과 같은 다른 요인들이 식량위기의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개발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세계 식량가격의 상승은 식량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증가한 탓이라고 합니다. 식량관련 파생상품을 둘러싼 투기는 식량가격 급등을 심화시켰고, 장 지글러(Jean Ziegler) 당시 유엔인권위원회 식량 특별 조사관은 이를 가리켜, “인간행위”에 전적으로 기인한 “소리 없는 대학살” 이라고 하였습니다.

유엔은 금주에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가격상승을 수반한 식량가격의 변동은 지속될 것이며, 그 변동성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가난한 농부, 소비자, 국가들은 빈곤과 식량불안에 더욱 취약하게 될 것이다.” 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식량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맺음말: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가축들의 뼈가 널려 있는 먼지 길을 따라 이틀을 가다 보면 이디오피아와 케냐의 국경 부근의 목축지인 바로나(Barona)가 있습니다. 식량위기는 여기에도 찾아왔고, 이디오피아 정부 발표에 의하면 30만 마리의 가축이 죽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는 14세 소녀 다보(Dabo)를 만났습니다. 화려한 색깔의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다보는 등에 밝은 노란색 통을 짊어지고, 연못에서 물을 길고 있었습니다. 이 연못의 물은 가뭄과 식량위기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의 일환으로 이디오피아 내 플랜의 파트너인 비 정부기관 게이요 목축인 조합(Gayo Pastoralists organization)에서 계속 보충해 주고 있습니다. 이 연못 덕분에 다행히도 다보는 물을 길러 한 시간만 걸으면 됩니다. 다행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물을 길러 다른 곳으로 14킬로미터를 걸어야 했고, 학교는 가지 못했습니다. 다보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학교가 뭔지는 알지만 다닌 적은 없다며, 이 연못 덕분에 나중에 학교에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식량위기와 싸우는 것은 백 미터 달리기가 아닙니다. 질 좋은 음식과 영양을 확보하고, 보건체계를 개선하며, 그리고 재난발생 위기를 감소시키는 노력 등이 우선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관행이 개선되어야 하고, 무역이 해가 아니라 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 져야 하며, 장기적으로 이를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언론도 식량위기 발생 후 단지 이를 보도하는 식이 아니라, 식량위기 타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식량위기의 조기 보도와 이에 대한 조치가 관건인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영구적인 방안을 찾는데 있어, 어린이들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굶주린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인간애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한 표 한 표 인 것입니다.

크리쉬난 박사는 플랜 인터내셔널의 재난대응정책 담당자이며, 동아프리카 지역과 니제르 대기근 피해현장에서 플랜의 구호활동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