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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14:07:56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정확히 1년 전, 태풍 와시가 필리핀을 강타했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이었다.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조용히 흐느끼는 여자들, 충격에 빠진 남자들. 지난 4일, 필리핀 남부 지역을 강타한 태풍 보파는 큰 피해를 입히고 사라졌다.
 
충격에 빠진 아이들
 
“태풍이 휩쓸고 가기 전까지 사람들은 태풍이 무엇인지조차도 몰랐어요.”라며 베루엘라의 사회복지개발담당자인 엘비라는 눈물을 흘렸다. "30년을 살아가는 동안 한번도 이런 적은 없었어요."
 
베루엘라는 컴포스텔라 섬의 가장자리에서 55km정도 안쪽으로 떨어진 지역으로 이번 태풍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곳이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온 마을은 폐허로 변했다. 쓰러진 바나나 나무와 코코넛 나무, 쌀과 옥수수 같은 작물은 물 속으로 잠겼고, 철제 지붕은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시체와 부상당한 아이들도 있었다.
 
"베루엘라에는 6천 가구 정도가 살고 있어요."라고 엘비라는 말했다. "모든 것이 피해를 입었어요. 이번 태풍으로 16,000여 명의 아이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몇몇 아이들은 홍수로 길이 끊겨 자신이 살던 마을로 돌아갈 수 없게 됐어요. 대피소에는 현재 2,200명도 넘는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고,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말을 하지 못하거나 가족이나 친구들을 멀리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즉각적인 사회심리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마을에는 전문가들이 없습니다."     
 
하지만 태풍이 몰아치던 위기 상황에서 아이를 낳은 두 명의 젊은 엄마들이 있었다. 이들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수천여 명의 이재민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열악한 대피소에서 머무르고 있는 어린이들의 대부분은 현재 기침, 감기를 앓고 있어요. 대피소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임산부들과 산모들, 신생아들 역시 안전하지 않습니다. 식량 역시 부족하고, 깨끗한 식수의 공급 역시 절실한 상황이에요. 한 낮에는 너무나도 더운 반면에 해가 지면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는 극심한 일교차 역시, 피난민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조성하고 있어요. 이렇게 일교차가 큰 상태에서는 특히 질병에 취약한 아이들이 더욱 고통 받게 되요. 더군다나 지금 비축해 둔 쌀로는 길어봤자 이번 주말까지밖에 버틸 수 없어요.”
 
 
모든 것을 잃은 아이
 
7살 안나(가명)는 델몬트 지역의 언덕 꼭대기에서 혼자 발견되었다. 안나의 아버지는 안나와 안나의 형제들을 태풍의 고도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데려다 놓았다.
 
매우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안나는 그 시간을 회상하며 말했다. "우리 집이 무너지자 아빠는 나를 업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코코넛 나무 사이로 데려다 주었어요. 옆집 사람들도 함께 있었어요." 안나의 아버지는 안나를 그 곳에 데려다 놓고 다른 가족을 데리러 갔다.
 
안나의 아버지가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언덕으로 돌아올 때, 안나는 안나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올라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안나의 아버지가 두 사람을 끌어올리려고 하는 순간, 강철지붕 파편이 두 사람을 향해 날아왔고, 어머니와 할머니는 즉사했다. 안나의 아버지는 절망했고, 비탄에 잠겼다.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버지의 두 눈동자만이 그 후에 생긴 일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델라 크루즈씨는 안나의 상처를 닦아주고,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혀주었다. 하지만 안나의 아버지는 충격에 빠져있어, 아직 안나를 돌볼 수 없다고 전했다.
 
"아직 접근조차 불가능 한 지역에 수많은 안나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플랜 필리핀 대표 카린은 말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안나는 아직 아버지가 계셔서 고아는 아니지만, 아버지의 현재 상태를 고려한다면 안나를 돌봐줄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안나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안나는 보금자리를 잃은 것입니다."
 
 
플랜, 더 강력한 아동 보호 조치를 요구하다.
 
"재난이 닥칠 때, 항상 더 열악한 지역은 피해가 더 큽니다. 태풍 보파도 역시 만다나오 섬에 큰 피해를 입혔고, 이 지역의 아이들은 가장 많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삶을 잃었고, 부모와 형제 자매들도 잃었습니다. 가정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봐서는 안될 장면까지 목격했습니다." 플랜 대표는 이야기했다.
 
아동 학대나 아동 매매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보고서가 없지만, 지난 해 태풍 와시로 피해를 입었을 당시의 경험을 통해 대피소 내의 위험 상황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 사적인 공간의 부재와 어린이 친화적 공간의 부재는 아이들에게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UNOCHA의 보고서에 의하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80%가 여성과 아동이었다. 많은 대피소는 부족한 시설과 함께 개방된 공간에 마련된다. 조명 부족과 독립적인 공간의 부족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특히 위협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국제 원조 단체에서는 구호식량과 피난소 마련과 위생용품과 정수기 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구호식량은 21만 5천여 명이 먹을 수 있을 만큼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