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6
15:49:34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사헬 지역 식량 위기로 200만 명이 고통받았던 말리에 지난 해 3월, 내전이라는 또 하나의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내전으로 37만 명의 난민이 생겨났고, 15만 명 이상이 인근 국가로 피난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말리의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파디마타의 이야기: 집에 가는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요.
작년에 우리가 살던 팀북투에 전쟁이 일어나면서, 엄마와 저는 팀북투를 떠났어요. 아빠는 여전히 팀북투에서 떠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잘 견딜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아빠와 헤어져 사는 것을 생각하면 어떻게 견뎌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는 우리만이라도 이 곳에서 잘 살고 있는 것이 행운이고, 세구에서 환영 받는 것도 행운이라고 했어요. 가끔 엄마가 돈이 없을 때 몇몇 가게에서는 엄마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주시기도 하고, 이웃 사람들이 선물이나 야채, 먹을 것을 나눠주는 것을 보면 맞는 것 같아요.
처음 세구로 온 한 달간은, 세구의 우리 집에 전기가 없어서 숙제를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플랜이 램프랑 공책, 가방, 펜, 연필을 주어서 다시 공부할 수 있었어요. 엄마는 우리가 학교 물품을 사려면 몇 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했지만, 며칠 뒤에 받아서 너무 기뻤어요. 이 모든 일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더 안좋을수도 있었으니까요.
사람들이 쌍둥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했던 제 가장 친한 친구는 팀북투에 남아있었어요. 그 친구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어요. 그 친구의 꿈은 선생님이었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참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작년 여름에 결혼해 우리가 종종 가곤 했던 옷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죠. 친구가 결혼한 남편은 괜찮은 사람이긴 했지만, 이 소식은 너무 뜻밖의 소식이라 놀랐어요. 친구는 저에게 결혼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했었거든요. 빨리 팀북투에 돌아가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몇 주 전에 팀북투가 해방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정말 기뻤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팀북투로 돌아갈 짐을 쌌어요. 그리고 모든 친구들에게 곧 팀북투에 돌아간다고 이야기했죠. 사실 아직 돌아가지 못했지만, 괜찮아요. 엄마가 상황이 좋아지면 이번 여름에는 돌아갈 수 있다고 했으니까요. 그래도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리암의 이야기: 또 하나의 소리 없는 전쟁
우리는 몇 년 전, 안전 때문에 팀북투를 떠났어요. 사람들은 모두 반란군을 보고는 겁에 질려 있었고, 지역은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나 내심, 엄마와 저는 무언가 다른 이유 때문에 우리가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것은 또 다른 의미의 ‘전쟁’이었어요. 저와 엄마는 반드시 우리가 이겨낼 것이고, 그리고 여전히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한편으로는 팀북투에 남아 있는 이상 언제든 문제가 닥쳐올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수 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관습을 어기면서 가족들에 대고 ‘싫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엄마는 바로 그 일을 했어요. 모든 가족이 제 15번째 생일날 저를 시집 보내려고 했을 때 말이에요. 가족들은 모든 것을 계획해 놓았어요. 말로는 좋은 남편감을 찾았고 몇 주 안에 제가 결혼하게 될 거라고 했어요. 엄마는 이 이야기를 듣자 무척 화를 내면서 다른 가족들에게 엄마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제가 그런 식으로 결혼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때는 엄마가 너무나 완고해서, 가족들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지만 엄마도 저도, 결국 가족들은 언젠가 저를 그렇게 시집 보낼 작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엄마는 저를 지켜주고 싶어해요. 그리고 제가 엄마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늘 말해요. 엄마는 저보다 더 이른 14살이 되던 해에 원치도 않는 결혼을 했대요. 엄마는 팀북투에 돌아가면 제가 원치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하게 될 수도 있다고 늘 노심초사해 해요. 엄마는 언제든지 제가 팀북투에 돌아가면 그런 싸움에 맞서게 될 것이고 또 제가 스스로 맞서야 한다고 항상 말해요. 전 이제 그럴 준비가 된 것 같기도 해요. 저는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니까요.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어요. 저는 제 삶과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낯선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15살의 제가 원하는 것이 절대 아니에요.

모하마드의 이야기: 학교에 가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
저희가 팀북투의 내전을 피해서 부르키나 파소에 있는 난민캠프로 오고, 어쩌다 보니 부모님과 떨어지게 되었어요. 그게 제가 학교에 남아있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었거든요. 우리가 살고 있는 멘타오에는 중학교가 없어요. 플랜에서 운영하는 초등학교들이 전부죠. 제일 가까운 중학교는 지보라는 곳에 있는데 여기서부터 약 50km 정도 거리에 있어요. 학교가 시작할 무렵에 저희 아버지랑 학교에 대해 의논했었어요. 아버지는 제가 공부하기 위해서는 지보에 가야 한다고 하셨고, 저희 아버지랑 캠프 안의 다른 두 친구의 부모님들이 함께 지보에서 집을 빌렸어요. 저희는 모두 여섯 명인데 작은 방 세 개짜리 집에 살고 있어요. 저희 부모님께서 집세를 내주시죠.
멘타오 캠프에 있는 많은 친구들은 더 이상 학교에 다니지 않아요. 캠프에는 중학교가 없고 그 애들의 부모님들께서 지보에 있는 사립학교 학비와 자취할 집의 렌트비까지 감당하실 여건이 안되시기 때문이에요. 그 애들은 캠프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채로 하루를 보내요. 정말 슬픈 일이죠. 전 제가 복 받았다는 걸 알아요. 전 종종 그 친구들에게 제가 학교에서 경험한 걸 공유하곤 하는데 그 애들이 왠지 절 부러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희 모두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고 다들 학교에 갈 수 있기를 바래요.
멘타오에 있는 모든 10대 중학생들처럼, 제 동생 압둘과 저도 플랜의 학비보조금을 신청했어요. 저희를 교육시키느라 힘겨워하시는 부모님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게요. 제 친구 무하마드는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너무 싫어서 자기가 학교에 다시 다닐 수 있게 학비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한 친구는 자기 부모님께서 플랜의 프로젝트에 대해 얘기하시는 걸 우연히 들은 적이 있대요. 플랜이 지보의 국립학교부지에 새 학교건물을 지어서 우리 모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진행되고 있는 이런 프로젝트들 덕에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젠 오히려 멘타오 캠프에서 한 해 동안의 여유기간을 즐기면서도 내년 10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면 분명히 학교에 다시 다닐 수 있게 될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니까요.
제이나의 이야기: 제가 공격 대상인가요?
저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우리 아버지가 ’흑인’이고 어머니가 ’백인 투아레그’이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부모님의 결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 아버지께서 공격 대상이 되셨대요.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저에게 아버지는 더 이상 공격 대상이 아니고, 어머니와 어머니 가족이 타겟이 되었다고 말씀하셨을 때 전 더욱 혼란스러웠어요. 저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아요. 저는 공격대상인가요, 아닌가요? 누구에 의해서, 또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공격 대상이 되는 건가요? 어쨌든, 저와 저희 가족들은 위협을 피해 세구로 도망쳤어요.
저는 세구의 새 학교에서 친구들도 사귀었어요. 아직도 학교에 갈 수 있어서 행복해요. 이 곳에 도착했을 때 우리 다섯 명이 모두 갈 수 있는 학교를 어머니가 찾기까지 몇 주가 걸렸어요.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세구에 처음 온 것이고 우리들 모두가 갈 학교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죠. 그때 어머니는 말리 북부의 지역 단체에서 오신 분 한 명을 만나셨어요. 플랜이라는 큰 단체에서 일하시는 분이셨고, 며칠 만에 우리는 새 학교에 등록하게 되었어요.
세구에서 제가 사귄 새 친구들 중 가장 친한 친구는 파토마타에요. 파토마타와 그 애의 가족은 도곤 인종 출신이지요. 우리에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가 처음으로 함께 놀았을 때, 그 애의 친구들 중 몇 명은 저처럼 추방된 여자아이와 놀지 말라고 경고했대요. 난민 출신의 제 친구들 중 몇 명도 우리가 친하게 지내는 것을 반대했어요. 그렇지만 우리는 신경쓰지 않아요. 우리는 함께 놀면 즐겁고, 우리에겐 그게 다예요. 저는 그 애를 제가 처음으로 쓸 책의 주인공 중 하나로 만들어 줄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작가가 되고 싶거든요.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고대 말리 제국의 역사에 대한 책이에요. 전 언젠가는 누군가가 우리의 전쟁과 차별로 쫓겨 다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