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인터내셔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십대 여아들이 마주하는 경험들 중 최악의 상황은 다름아닌 국가적, 자연적 재난인 것으로 밝혀졌다.  재난에 처한 십대 여아들은 교육과 의료 진료와 같은 것들은 물론이고, 정부로부터 보장 받아야 할 기초적인 인도주의적 보호로부터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플랜의 보고서는 한편 재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여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에 비해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될 확률이 현저하게 증가하며, 식량 접근성 또한 저해된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폭행과 강간, 에이즈 감염에는 더욱 취약해지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재난 상태에서 여아들은 조혼과 가사 노동에 시달리게 되며, 단순 돈벌이를 위한 성매매에 휘말릴 확률도 증가하게 된다.

본 보고서에 대해 언급하며 유엔(UN)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의 국장이자 긴급 구호 조정인인 발레리에 아모스(Valerie Amos)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너무나도 오랜 기간 동안 여자 아이들의 권리는 잊혀져 왔습니다. 여아들의 목소리는 무시되기 일쑤였고, 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역시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플랜 인터내셔널의 이 보고서는 십대 여아들의 요구, 특히 재난 상황에 있어 극도로 위험 상태에 처하게 되는 여아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입니다. 

여아들은 학교로부터 쫓겨나고, 결혼을 종용 받게 되며, 심지어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들의 몸을 팔도록 강요 받게 되는 사실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아들이 의지할만한 곳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분명 무언가 강력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자주, 인도주의적 지원이 만능열쇠와 같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실수를 범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지원이 필요한 이들 역시, 우리처럼 각양각색의 상황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 없이는 우리의 지원 사업과 노력들은 헛수고로 돌아갈 지도 모릅니다.” 

플랜 인터내셔널의 대표 니젤 채프만(Nigel Chapm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론 급작스러운 혼란 상황도 아이들에게는 상처와 충격을 남깁니다. 그러나 재난이 지속되는 것은 여아들이 삶을 이어나가는 데 더 장기적인 여파를 미치게 됩니다. 학교 공부를 중단해야 하고, 조혼이라든가 힘겨운 육체 노동, 성매매와 같이 스스로가 아닌 주위 사람들의 압력에 의해 삶이 좌지우지 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재난상태를 겪는 여아들에게 더 큰 관심을 쏟아야만 하는 이유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와 관련해 최초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티(Haiti)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인해 성인 여성뿐 아니라 십대 여아들까지도,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Dominican Republic)의 국경에 있는 지마니(Jimani) 거리에서 매춘에 시달리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아이티의 재난 대피 캠프 임신율은 다른 때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15세에서 19세 여아의 임신은 해당 연령대 여아들의 주된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이중의 위험 - 여자아이들과 재난 상황" 이라는 제목의 본 보고서는 후원자들을 비롯해 정부, 실무진들, 인도주의적 기관들 모두가 진정으로 재난 상황에 처한 여아들의 처지에 공감한다면, 과연 여아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그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자 아이들이 그와 같은 재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조력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침으로는, 십대 여아들이 재난에 대비하고, 설사 재난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일을 들 수 있다. 혹은 재난이 닥쳐왔을 때, 여아들이 자체적으로 협력해 위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팀을 꾸려주는 일 역시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십대 여아들을 위한 특성화된 지원이 필요한데, 가령 교육과 신체 안전,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를 비롯한 성적 건강 및 권리에 대한 보호와 기금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지원은 긴급 재난이 발생하는 즉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한편 관계자들은 여아들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수합하여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는 여아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찾아가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다 못해 잠잘 곳이 필요하다, 먹을 것이 필요하다,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정부에게 이야기 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라도 말이에요. 제 목소리를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듣고, 전해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셰일라(Sheila) , 16세, 필리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