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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01 19:44:28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방글라데시 미래의 새싹이 되길 바래!


그동안 방글라데시를 방문하면서 만났던 프로샨토 쿠마로이는 만 18세로 후원을 마치면서 새롭게 투툴과 자나툴을 후원하게 되었다. 2013년도 방문 시 가지뿌르에 살고 있는 자나툴은 만났지만 북부지역에 살고 있는 투툴은 방글라데시의 정치적 소요사태로 인해 도로가 차단되어 만나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12월부터 추진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늦어지다가 3월 8일 출발해 현지에 도착하고 보니 생각보다 상황은 괜찮았다.


오후 1시경 방글라 수도 다카에 도착한 순간 느끼는 것은 언제나 같은 모습의 공항, 같은 사람들인 것처럼 보였다.

1차 방문 지역인 가지뿌르의 유치원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을 미리 주문해놓고 부족한 것이나 빠진 것이 있나 다시 확인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학용품들을 정리했다. 


3월 12일 가지뿌르에 살고 있는 자나툴(8살)을 만나러 가는 길은 예년보다 두 배 이상 걸렸다. 도로가 패인 곳이 많고 차가 많이 밀려서 도착 무렵에는 매우 피곤했다. 12시쯤 사무실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차 한 잔을 마신 후 바로 자나툴의 집으로 향했다. 자나툴은 작년에 이어 먼 나라에서 후원자가 온다고 하니 얼굴화장과 눈썹을 그리고 아주 예쁜 모습으로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아이의 가족은 부모, 오빠와 남동생이 있으며 초가지붕, 흙벽으로 된 전형적인 시골집에서 살고 있었다. 아이의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공부에 필요한 학용품들과 가족의 선물을 나누어 주고, 아이의 건강상태를 물으니 특별히 안좋은 곳은 없는데 배가 아프다고 한다. 내가 의사라면 어떻게 해주고 싶은데.., 자나툴은 아주 밝은 표정이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나툴은 항상 열심히 공부하고 착한 사람이 되기로 나와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부모에게는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탁했다. 



이튿날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유치원 아이들은 약 30여명 정도로 만 5세부터 6세 정도의 앳된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노래와 율동을 보는 가운데 유난히 눈에 뜨이는 아이가 있었다. 작년에도 본 아이인데 이름이 “알리 후세인“으로 춤을 신나게 잘추었다. 또 다른 아이는 아주 목소리가 크고 적극적으로 자기 표현을 하는 아이였다.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나눠주고 질문을 했다. “내가 먼 나라에서 와서 이렇게 여러분을 위한 학용품을 나눠주었는데 그 이유를 아는 사람 있나요?” 라는 질문에 목소리 제일 큰 아이가 번쩍 손을 들고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가난한 사람을 도와줄거예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뛸 듯이 기뻤다. 그동안 여러번 방문했지만 이런 말을 5살 아이에게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쌓였던 모든 피곤함이 일순간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는 아이들을 위한 축구공을 기증하고 플랜 사무실로 돌아와 소감을 나눈 후 수도 다카로 돌아왔다.



이제 두 번째 방문은 멀리 북쪽으로 인도 접경지역인 디나즈뿌르로 갈 준비를 했다.

학용품 가게로 전화를 걸어 미리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을 주문하고 버스표를 예매 후 3일을 기다렸다. 드디어 방문 당일, 아침 9시에 출발해서 번잡한 시내를 벗어나서 고속도로를 달렸다. 예전보다는 포장이 잘 되어있었지만 중앙선이 보이지 않는 도로, 사람과 자전거 등 모든 차량이 질주하는 아주 위험한 도로였다. 저녁 무렵에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플랜 차량이 마중 나와 있었다, 차를 타고 가게에 들러 주문했던 공책을 찾고 도화지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추가로 구입하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이 지역 책임자인 압둘씨와 이야기를 나눈 후 숙소인 디아즈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투툴 집 앞에는 BNP 라는 아주 소규모(1평 남짓)의 공부하는 공간이 있는데 동네 사람 초가집 처마 밑에 자리를 깔아 15명 정도의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하는 곳이다. 3~4세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인데 마을단위로 이런 곳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공부하는 환경이 좋지 않아 걱정스럽다는 말을 했더니 다음 해에도 이 자리가 유지될지는 모른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동식으로 공부하는 공간인 셈이었다. 주변에 큰 유치원 건물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필요한 학용품들과 풍선 사탕 등을 나누어 주고 투툴의 집으로 향했다. 



투툴은 이제 4살로 조금만 말을 하려고 하면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아마도 내가 무서운 모양이다. 부모는 젊고 투툴 아빠의 직업은 재봉틀로 옷을 수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은 북쪽지역으로 겨울이면 제법 춥기 때문에 아이에게 따뜻한 모자와 옷을 전달하고 장난감도 주었다. 아이의 부모가 내준 쌀과자를 먹는 동안 투툴은 동네 꼬마 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그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다가가서 장난감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조금 더 친밀해진 것 같았다. 아이와 말은 통하지 않지만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더 놀고 싶었는데 플랜 직원이 지금 사무실로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동네 아이들에게도 일부 학용품을 나누어주었다. 이제 가야 할 시간. 하지만 너무나 아쉬웠다. 투툴 아빠에게 아이가 건강하고, 학교에 가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잘 해달라고 부탁했다. 플랜 사무실에 들러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숙소인 디아즈 호텔로 돌아온 시간은 저녁 6시쯤 되었다.



아침에 플랜 차를 타고 사무실에 들러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바로 오늘 방문 할 학교로 출발했다. 학교는 유타 나스라트푸르 초등학교로 교실로 들어서니 아이들이 약 55명 정도 있었다. 내가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이 작은 꽃 한 송이씩을 내게 주면서 반갑게 맞이했다. 이어 선생의 신호에 맞춰 아이들의 노래와 율동이 시작되자 몇 몇 아이는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내 소개를 하고 나는 공부 잘하는 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꼭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아이들이 뒤돌아 앉아 바로 칠판에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도 간단한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이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아주 좋아했다. 


목감기가 걸려 힘든 상태인데 방글라 노래를 불러달라는 요청에 거절할 수도 없어 간신히 노래를 마치고 담임 선생도 노래 불러야 한다고 반강제적으로 노래를 청했다. 노래를 하면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노래 중반에 손을 흔들면서 방글라 고유의 춤을 추었다. 노래를 마치고 나서 선생은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준비해온 축구공을 이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기증을 하면서 우리 회사 동료들이 전하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항상 시간이 짧은 탓이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모든 분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나와 두 번째 초등학교로 출발했다. 

두 번째 학교는 텐투리아 초등학교로 아이들이 약 30 여명 정도였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의 율동과 노래를 들으면서 즐거운 마음이 한층 커졌다. 서너 명의 아이가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을 보니 나도 덩달아 나가서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이들에게 공책 3가지, 연필, 지우개, 도화지, 크레용 등을 나누어 주면서 착하고 건강하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열심히 하기로 손가락 걸면서 약속했다. 준비한 축구공을 학교 교장 선생님께 전달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데 아이들이 나중에 꼭 다시 오라고 말하는데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사실 쉽지는 않은 일이다.


플랜 사무실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고 마지막 방문지역인 볼라이 바자르 마을로 향했다.

이 마을은 방글라데시에 방문할 때 마다 필수 방문지역이다. 이곳 사람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처음 방문했을 때 어렸었던 소년 소녀가 어느덧 성년이 다되어가는 모습에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사람들의 환영의 꽃다발(한송이)을 받고 그 동안의 안부를 서로 나누고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인원을 대략 파악 해보았다. 초등학생 20명, 중등학생 10명 정도로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꽤 있었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껏 뽐내는 춤에 나 역시 즐거운 마음에 방글라 노래를 힘차게 불렀다. 이 곳 아이들에게 공책이나 연필을 주는 것이 다가 아니고 내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는 자그마한 클럽이 있다. 이 클럽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자리라고 한다. 남은 공책과 연필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든 바쉬(대나무 플룻)를 이곳에 기증했다. 

이 마을에서 가장 공부 잘하고 10 학년인 라본노라이에게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큰 언니/누나 역할을 잘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제 또 떠나야 할 시간. 동네 사람들에게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플랜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곳 플랜 칸사마 사무실은 후원 받는 아동이 약 11,000 명 정도 있으며 여러 지역으로 순회하면서 활동하는 플랜 직원은 11 명이라고 한다. 외근 11명으로 만 여명을 관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무실 책임자인 압둘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몇 가지 건의를 했다. 


올해 방글라데시는 10년차 방문으로 의미가 있었다. 유치원 아이들의 활기찬 율동, 볼라이 바자르 마을 사람의 노래, 학교 선생의 노래, 함께 노래를 불렀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언제 또다시 방문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한정된 휴가를 내고 방문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이 짧은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으로 비쳐질까봐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학교 아이들에게 전한 나의 마음이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며, 건강하게 열심히 공부해서 방글라데시의 미래를 가꾸는 새싹이 되길 바란다.


끝으로 이번 방문에 성금을 보내준 회사 동료들의 마음에 고맙고 아낌없이 도움을 준 플랜 코리아 담당자 분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현지 플랜 방글라데시 담당자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2014년 3월 27일 오승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