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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3 18:54:28 #플랜뉴스 플랜코리아

작은 관심과 도움, 그리고 그 힘


-서지은 후원자님


처음 씨트라를 보러 가겠다는 결심은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아동성장보고서와 훌쩍 커버린 씨트라의 사진을 본 것이다. 예쁘게 자라고 있는 씨트라를 보니 몰려드는 일과 스트레스, 욕심들이 씨트라를 만나면 눈 녹듯이 사라질 것 만 같았다. 나는 바로 원래 계획했었던 파리로의 휴가를 포기하고 인도네시아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다. 결정과 동시에 아동방문 절차를 알아본 후, 회사 스케줄 서버에 연차휴가를 1주일동안 시원하게 그었다. 이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떠날 일만 남은 거다.


후원아동을 방문하기 위한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플랜에 아동방문 의사를 전달 한 후 방문 전 동의서를 작성하고 방문일자를 조율하면 끝! 비행기표 예매 후 받은 E ticket을 전달해주면 방문 일정표를 현지에서 보내준다. 공항 픽업부터, 후원 아동의 마을로의 이동, 호텔 예약 등은 현지 플랜 사무소에서 알아서 진행해줘 낯선 지역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씨트라와 지역 학생들,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가득 싣고 인도네시아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자카르타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 세마랑 공항에 내렸을 때 현지 플랜 직원 아리스가 플랜 로고를 들고 마중 나와 있었다. 단번에 그를 알아보고 설레는 마음으로 함께 이동했다. 


2시간 남짓한 이동시간 동안 플랜이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플랜이 그로보간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학교 건립부터 지역주민들 안전교육, 위생교육까지 다양했다. 부족한 예산에 지방정부가 엄두도 못 냈던 학교 설립을 외국 후원단체가 와서 엄청난 지원금으로 실행해 주었으며, 지역 정부가 놀랄 만큼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우리가 주는 작은 도움은 실질적으로 지역사회를 바꾸고 있었다.


비포장도로를 2시간여간 달리다 보니 어느덧 씨트라가 살고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 방문하여 씨트라를 만나기 전 마을 책임자 및 학교 선생님을 만나, 학생들을 위해 산 학용품과 의약품 등을 전달했다. 모두가 진심으로 환영해 주었고, 준비해간 작은 선물에 기뻐해주었다. 궁금한 것이 그렇게 많았는지 옆에서 떠나지 않고 눈을 마주치며 질문들을 해주었고,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마음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마을 책임자, 선생님, 학교를 차례로 방문한 후 씨트라가 살고 있는 집으로 모두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낯선 외국인이 온다는 소식에 온 동네 아이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있었다. 호기심과 관심 가득한 얼굴로 아이들은 신기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많은 아이들 중에서 누가 씨트라인지 찾을 수 있겠냐는 아리스의 질문에 나는 눈을 반짝이며 씨트라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바로 사진 속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씨트라는 사진 속 모습보다 훨씬 밝고 환한 얼굴이었다.



수줍음이 많고 낮을 많이 가리던 씨트라는 처음부터 마음을 쉽게 열지는 않았다. 질문에 잘 대답도 안하고, 한국에서 고심하며 골라간 선물에 좋아하는 모습도 표현해주지 않아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옷자락을 잡고 놓아주지 않던 모습에 씨트라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다. 

씨트라가 나에게 한 첫 질문은 “또 언제 오세요?” 였다. 순간 마음이 무거워졌다. 씨트라가 학교에 진학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개인적인 지원은 계속하리라 마음먹고 있었지만, 아이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할까 조심스러웠다. 굳은 다짐으로 “3년뒤에 다시 보러 올게” 약속하며 가족들이 대접해준 점심을 먹고, 씨트라와 춤추고 노래하며 손을 꼭 잡고 마을을 걸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순식간에 스쳐갔다. 미안함, 고마움, 사랑 등 복잡한 감정이 뒤얽혀 순간순간이 소중했다. 헤어질 시간이 되어 작별 인사를 마치고 집을 나와 마을을 떠나는 길까지, 손을 꼭 잡고 붙어있었다.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예쁜 여자아이 씨트라, 너무나 소중한 인연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작은 도움을 더하고 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람들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움직임이며, 앞으로 더 큰 다짐을 갖게 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극제 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씨트라와 그 친구들이 더욱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고 힘을 내야겠다. 다시 보러 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