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로 인해 아동 착취, 10대 임신 증가
시에라리온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착취 및 폭력이 에볼라 확산 기간 동안 증가하여 10대 임신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플랜인터내셔널,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인터내셔널은 유니세프의 지원을 받아 시에라리온 9개 지역에 거주하는 7~18세 1,100명 이상의 아동을 대상으로 에볼라가 미친 영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시에라리온은 에볼라로 인한 사망자가 3,5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이다.
‘에볼라 피해 아동들의 일상으로의 회복에 관한 조사(Children’s Ebola Recovery Assessment)’ 에는 에볼라로 인한 경험과 생활고에 관한 깊은 고민들이 담겨있다. 이 연구는 시에라리온 정부가 구상 중인 에볼라 피해 대응 전략에 아동들의 목소리와 건의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진행됐다.
아동들은 9개월간 이어진 학교 폐쇄는 아동노동과 착취, 가정과 지역사회 폭력에의 노출, 10대 임신율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시에라리온의 학교는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해 4월까지 장기적으로 폐쇄했으며, 그동안 170만 명의 아동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617명의 여자아이 대부분은 보호받을 수 있는 학교에서 벗어나 성적 착취와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었기에 지역사회 내 10대 임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 중 10%는 지역사회 내 에볼라로 가족과 친척 등 보호자를 잃은 여자아이들은 가난과 생계 유지로 인해 성매매에 내몰린다고 답했다. 아동들은 이를 10대 임신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인터뷰에 참여한 아동들은 대부분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여아 성폭력 사건을 최소 한번씩은 언급했다. 에볼라 격리 가정의 여자아이들에 대한 폭행도 포함되어 있었다. 주로 15-18세 아이들이 이야기했지만, 나이가 어린 여자아이들도 역시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내비쳤다. 남자아이들 역시 여자형제나 친구들이 직면한 위험에 대해 절실히 인식하고 있었다.
카일라훈 지역의 남자아이는 “제 친구들 중 몇 명은 물을 뜨러 멀리 갔다가 성폭력을 당하기도 했고, 강에 빠져 익사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동들은 또한 정신적 충격, 임신, 성병 감염, 물리적 피해와 죽음, 차별 및 오명 등 에볼라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콜맨(Casely Coleman) 플랜시에라리온 대표는 “이 보고서는 에볼라가 아동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들은 10대 임신을 막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고, 보건시설의 재건, 식품과 금전을 비롯한 생계지원의 활동이 에볼라 종식을 위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에볼라 위기로 많은 가정들은 그들의 생계 수단을 잃었으며, 자녀를 학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인터내셔널과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인터내셔널은 시에라리온이 에볼라 회복 단계에 접어든 만큼, 아동들의 목소리와 생각이 정부와 전세계 원조국에 전달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오코(Isaac Ooko)세이브더칠드런 시에라리온 대표 는 “에볼라 회복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들의 요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콧(Leslie Scott) 월드비전 시에라리온 대표는 “아이들의 교육, 보건에의 접근, 안전한 성장환경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는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시에라리온은 18세 미만 어린이들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조사 참여 아동들은 ‘에볼라 종식을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 ‘에볼라로 가족을 잃거나 특히 고아가 된 아동들에게 학비 보조금 및 장학금을 지원할 것’,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역에 전문의료진을 확보할 것’, ‘아동노동과 착취 근절에 힘쓰고 10대 임신이 줄어들 수 있도록 빈곤가정에 생계 지원할 것’을 시에라리온 정부에 요청했다.
에볼라 사태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시에라리온 아동이 그린 그림 [출처: 세이브더칠드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