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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5 13:14:20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안전하게 등교하는 소녀들



니제르의 7~16세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이 극심한 빈곤, 위험한 학업 환경, 낮은 교육 기준 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시골 지역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송 수단이 아예 없어서 굉장히 먼 길을 걸어서 오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16살 지나는 마라디의 외딴 마을에 사는 소녀다. 지나의 학교는 집에서 5km 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매일 아침을 먹지 못하고 걸어 다녀야 한다. “7살 때부터 계속 걸어 다녔어요. 학교에 자주 지각하는데 항상 피곤해서 수업을 따라갈 힘이 없어요. 또 배도 고파요.” 지나가 설명했다.



지나의 아버지는 농부이고 어머니는 땅콩 기름을 판다. 부모님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기 때문에 가끔 지나의 수업비를 충당하지 못한다. “저는 3학년이에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수업 준비물을 사줄 돈이 없어서 학교에서 쫓겨날 뻔한 적이 있어요.”

니제르의 식량 위기는 허기에 굶주린 채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족의 모든 구성원이 밥을 먹기 위해선 아동이 학교를 가지 않고 일을 해야만 한다.

“학교에 물품이 없어요. 학교 뜰에 테이블을 펼쳐 음식을 파는 장사꾼에게 돈을 주고 밥을 사 먹어요. 가끔 부모님이 100원을 주시지만 먹을 수 있는 만큼 충분하지 않아요. 저녁에는 집에서만 밥을 먹는데, 기장을 쑨 죽을 먹어요. 아버지가 돈을 조금 벌어 오시면 쌀이나 옥수수를 먹을 수 있어요.” 지나가 말했다.

플랜은 마라디에서 교육 및 학교 공부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함과 동시에 아동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역사회에 소가 끄는 수레를 공급해 지나를 포함해 외딴 마을에 사는 다른 아동들의 통학을 돕고 있기도 하다.

매일 아침 지나와 마을에 사는 친구들은 마망 우마루를 만난다. 마망 우마루는 한 달에 약 21,000원을 받고 아이들을 소가 끄는 수레에 태워 학교까지 데려다 준다. 수레는 10명의 아동들을 태우고 1시간 정도 달려 아침 수업이 시작하는 오전 8시에 맞춰 학교에 도착한다.

“수레가 오고 나서 제 인생에 큰 변화가 생겼어요. 학교에 가도 졸리지 않고, 지각하지 않게 됐어요. 시간과 에너지가 생겨서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좋은 성적을 받고 있어요.” 지나가 말했다.

아이들이 제시간에 통학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한편, 수레는 먼 길을 걸어 다녔던 자녀의 안전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 또한 줄여줬다. 아이들, 특히 소녀들은 통학 길에 위험과 폭력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이 끝날 무렵, 수레는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학교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지나는 귀가 후 집안일과 숙제를 한다. 부모님은 학교에 다닌 적이 없기 때문에 지나의 숙제를 도와줄 수 없다. 지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학생들의 공부를 돕기 위해 플랜은 과외 세션을 마련했다.

“월요일마다 과외 수업을 들어요. 선생님이 학교에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과목들을 가르쳐 주세요. 과외 수업을 들은 덕분에 모든 과목들을 다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펜, 공책, 비누, 가방 등 학교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을 받아서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어요.” 지나가 말했다.

시골 지역사회의 아동들이 더 쉽고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많은 발전이 생겼지만, 소녀들이 제대로 등교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소녀들이 생리를 할 때 필수적인 세정 시설과 남아와 여아 용도를 구별한 화장실이 없는 점 등이다.

“화장실을 소년들과 같이 써야 하기 때문에, 많은 소녀들이 이용하지 못해요. 저는 생리를 할 때면 남들에게 보일까 걱정돼 학교를 일찍 떠나요. 그리고 화장실을 써야 할 때에는 이웃 마을로 몇 마일을 걸어가야 해요. 그렇지만 저한테는 꿈이 있어서, 학교를 빠지지 않고 꼭 간답니다.” 지나가 설명했다.



플랜은 소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며 마라디의 여러 학교들 내에 남아와 여아 용도가 구분된 화장실과 세정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지나는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고, 학교 임원이 되어 친구들의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임원단은 학교에 대한 사안들과 문제들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민주적으로 이끌어내는 책임과 역할을 가진다.

“지금 저는 반에서 1등을 하고 있고, 부모님이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세요.” 지나가 말했다. “제가 사는 마을의 여자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보건 시설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고, 또 더 이상 여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손에 공책과 펜만 들고 학교에 가기도 했어요. 지금은 책가방도 있고 수레도 탈 수 있어서 올해 시험을 잘 준비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나가 마지막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