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영수증
identity_platform
my page
후원하기
후원안내
캠페인
뉴스
소개

2025.03.31 15:00:00 #플랜뉴스 플랜지구촌

폐허 속에서 배운 교훈: 대지진이 남긴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실들



미얀마 대지진 이후, 무너진 집들과 흩어진 잔해들 사이로 한때 생기가 넘치던 공동체의 흔적만이 남았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다음 여진이 올까 두려움에 떨며 웅크리고 있습니다. 미얀마 만달레이 지역을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은 현재 수 백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초기 언론 보도를 낳고 있습니다.

강한 진동은 인접한 태국에서도 느껴졌으며, 양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미얀마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 중이며, 현지 보도에 따르면 병원은 머리 외상과 골절을 입은 생존자들로 넘쳐나고 있다고 합니다.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려면 며칠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태국 일부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도, 중국, 이란, 일본, 아프가니스탄, 아이티, 터키,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의 지진 현장에서 지역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해 온 플랜 국제 인도주의 총괄 디렉터 우니 크리슈난 박사(Dr. Unni Krishnan)는 매번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재난 속에서도, 그 뒤에 따라오는 인간의 연대만큼은 언제나 같다는 사실을 목격해왔습니다. 강진은 삶과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으며, 재해가 발생한 이후의 삶은 이전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가 얻은 5가지 위기 대응 교훈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1. 준비와 신중함이 생명을 구합니다

“여진이 본 지진이 시작한 일을 마무리했어요.”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한 어머니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규모 7.0의 본진 후, 단 2주 만에 50번이 넘는 여진이 이어졌습니다. 이 여진은 이미 취약해진 구조물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더 큰 위험을 초래했습니다. 여진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사전 대비와 신중한 행동은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현지 대응자들을 ‘지원’하되, ‘대체’하지 마세요

재난 직후,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지역 자원봉사자들입니다. 때로는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며칠 동안, 이들이 유일한 생명줄이 되기도 합니다. 맨손으로 잔해를 헤쳐 사람들을 구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 진정한 영웅입니다.외부에서 오는 지원은, 현지의 노력을 보완해야지, 경쟁하거나 대체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2015년 네팔 대지진 당시, 저의 플랜 동료들은 “이 엄청난 재난은 네팔만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어요. 전 세계적 연대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외부 지원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들을 조력하는 데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3. 생존에 필요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도 돌봐야 합니다

음식, 식수, 의약품은 생명을 살리는 필수 요소입니다. 또한, 현금 지원은 위기 상황에서 생존자에게 존엄성과 선택의 자유를 제공합니다. 특히 여성에게는 더더욱 중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모든 상처가 눈에 보이지는 않습니다. 지진이 남기는 정신적 충격은 매우 깊고 오래갑니다.

2003년 이란, 2024년 일본에서 저는 여진이 사람들의 감당 능력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2001년 인도 구자라트 대지진 이후, 아이들은 너무 무서워서 잠들 수 없다고 말했고,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악몽에 시달리며 밤중에 울부짖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재난 후에는 정신 건강 지원, 특히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정서적 돌봄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4. 가장 취약한 이들을 보호하세요: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지진은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만, 그 피해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특히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가족과 떨어진 아이들은 더욱 취약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문화적 이유로 인해 여자아이들이 더 높은 위험에 노출됩니다. 재난은 기존의 취약성을 증폭시킵니다.어린이, 노인, 여성, 장애인은 고립된 마을 속에 방치된 아이들, 부모를 잃고 헤매는 아이들, 학대나 인신매매 위험에 놓인 소녀들을 상상해보세요.
젊은이들을 참여시키고, 특히 소녀들에게 목소리를 줄 때, 긴급구호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플랜은 재난 속에서도 모든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지원합니다. 저희 동료인 파올라 벨로티는 “지진은 아이들을 가족과 떨어뜨리고, 집 없이 떠돌게 하며, 폭력의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학교가 무너지면 아이들은 단순히 교육만 잃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안전과 일상, 그리고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학습 공간’과 ‘심리적 안전공간’은 단순한 지원이 아닌 긴급한 보호 조치입니다.

5. 지진이 죽이는 게 아닙니다—약한 건물들이 생명을 앗아갑니다

많은 이들이 “지진이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부실한 건물’이 원인입니다. 건축 기준이 엄격하고 인프라가 튼튼한 나라에서는 생존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지진에서는 도로가 손상되고 부상자가 있었지만, 즉각적인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반면 2010년 아이티에서는 규모 7.0의 지진으로 22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5년 파키스탄에서는 학교가 붕괴되며 16,000명의 아동이 사망했습니다. 차이는 건물의 내진 성능입니다. 안전한 건물은 생명을 지킵니다. 강진의 충격보다, 우리가 그 이전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생사의 갈림길을 만듭니다.

인도주의 지원은 생존자의 존엄을 지키고, ‘스피어 인도주의 기준(Sphere)’과 같은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아동 보호, 성폭력 방지, 소녀의 안전 확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저는 현장에서 수많은 회복력 강한 사람들과 헌신적인 구호 인력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재난 이전에 지역사회에 투자해야, 회복력과 대비력을 키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취약성과 파괴의 악순환을 끊는 길입니다. 뉴스가 사라진 후에도 지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인도주의 활동은 연민의 행동, 연대의 표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구나 기여할 수 있습니다.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기부를 하거나, 재난 속 아동과 소녀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요.

대지진은 땅과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급한 일은 늘 많지만, 우리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면, 아이들부터 시작합시다. 그들이 가장 많은 것을 잃었고, 우리를 가장 필요로 하니까요. 다음 지진에서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는 오늘 행동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연민과 통찰력으로.


   

일시후원 ARS 060-700-1180 (1통화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