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지진, 남겨진 생존자들의 이야기

2025년 3월 28일 오후, 미얀마 중부의 대지는 믿기 힘든 격렬함으로 흔들렸고, 수많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규모 7.7의 강진과 그 직후 발생한 규모 6.4의 여진은 만달레이와 사가잉 중심부를 강타하며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키야운트와 난의 이야기는, 혼란 속에서도 인간의 끈기와 회복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25세 키야운트는 무더위를 피해 집 밖에 앉아 있다가 갑작스러운 지진을 맞닥뜨렸습니다. 집이 기울며 붕괴 위협이 닥치자, 집 안에 있던 다섯 살 딸과 네 명의 조카를 부르며 외쳤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망설임 없이 건물 안으로 뛰어든 그녀는 아이들을 붙잡고 문 쪽으로 향했고, 그 순간 지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 폭발과 함께 불길이 번졌습니다. 두 번째 폭발은 집을 완전히 무너뜨렸고, 맨발로 아이들을 안고 탈출한 키야운트는 모든 것을 잃은 채 대피해야 했습니다. 지금 그녀와 가족은 사원의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하던 직장은 문을 닫았고, 딸의 유치원 생활도 중단됐습니다. “아이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있길 바랄 뿐이에요,” 그녀는 무겁게 말했습니다.

사가잉에서 난은 집 1층에서 공부하던 중 지진을 맞았습니다. 건물이 무너지며 상층부가 내려앉았고, 그녀는 오토바이 옆에 몸을 웅크린 채 잔해에 갇혔습니다. 오빠의 목소리를 듣고 살아 있음을 외친 난은, 여진 속에서도 구조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출됐습니다. 몸은 가벼운 찰과상에 그쳤지만, 깊은 충격이 남았습니다. 지금 난의 가족은 사원 마당에 머물며 불편한 환경 속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심한 생리통을 겪는 난에게 열악한 위생 시설은 특히 힘든 부분입니다.
“여기 화장실 쓰는 건 정말 불편해요,” 그녀는 말합니다. 그래도 생리대 등 필수품을 지원받은 데에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소원은 단 하나, 가족 네 명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작은 집을 다시 갖는 것입니다. 무너진 집을 떠올리며 난은 담담히 말합니다. “자연재해였으니까요, 우리가 어쩔 수 있나요.”

이번 지진의 피해는 막대합니다. 3,7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100명이 부상했으며, 55,587채의 주택이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키야운트와 난의 가족을 포함한 약 20만 명이 집을 잃고 사원, 학교 운동장 등 임시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곧 다가올 몬순 우기와 모기 매개 질병의 확산 위험이 겹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300여 개의 보건 시설과 2,565개의 학교가 파손되어 회복 속도도 더뎌지고 있습니다.
플랜 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22,000명 이상에게 긴급 구호를 제공했지만, 여전히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키야운트와 난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생존기가 아니라, 미얀마 수많은 가족이 겪고 있는 고통과 회복 의지를 대변합니다. 대피소에 모인 가족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고 있지만, 학교 개학이 예정된 6월 1일을 앞두고 주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들의 회복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주거 지원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