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지키는 5분, 라오스 살라완 보건소의 변화
딸을 낳기 전, 20세의 캄케오는 왜 마을의 많은 임산부들이 가까운 보건소를 두고도 먼 지방 병원까지 가야 하는지 늘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임신한 후에야 비로소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출산한 여성, 지방 병원에서 출산한 여성, 그리고 지역 보건소에서 출산한 여성 등 다양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는 많은 임산부들이 양질의 산모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캄케오가 사는 라오스 남부 살라완(Saravan) 주의 마을 근처에는 오랜 기간 한 곳의 보건소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은 오래됐고, 위생 상태도 좋지 않으며,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습니다. 여유가 있는 가족들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지방 병원까지 찾아갔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전문 조산사의 도움 없이 집에서 출산을 하면서 산모와 신생아 모두에게 위험한 상황이 많았습니다.
“임신 중에는 흙 길을 달려 지방 병원에 가는 것이 고됐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데려다 달라고 자주 부탁했어요.” 캄케오는 이렇게 회상합니다. 당시 보건소의 열악한 환경은 환자뿐 아니라 보건 인력에게도 부담이 컸습니다.
보건소 부소장 라타나 캄쿤은 “공간 부족, 노후된 장비, 보건 역량 부족 등이 양질의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지역사회로부터 신뢰와 수용을 얻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플랜은 살라완 구 보건국과 협력해 지원을 받아, 보건소 시설 전체를 전면적으로 개보수했습니다. 새롭게 지어진 보건소는 2021년 지역사회에 이관 되었습니다.
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보건 인력은 1,000일 접근법, 산전 진료, ‘참된 친구(진정한 친구)’ 모델, 보건소 운영 등 현대적인 보건 실무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라타나는 “여러 차례 연수를 받고 나니, 뛰어난 의학적 역량 못지않게 친근하고 지지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보건 인력들은 특히 임산부와 영유아 엄마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11개 마을을 돌며 산모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보건소 방문을 독려하는 외부 방문 활동도 진행했습니다.
“임신 후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게 너무 힘들어 새 보건소를 찾았는데, 정말 많이 달라져서 깜짝 놀랐어요. 위생적이고, 새 장비도 갖춰져 있고, 의료진도 정말 친절했어요.” 캄케오가 보건소 후기를 전했습니다.
지난해 캄케오는 아들을 새 보건소에서 안전하게 출산했으며, 출산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보건소 개보수 이후 이용 환자 수는 매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24년에는 약 1,900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안전하게 분만해 50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습니다.
“항상 아들 검진과 예방접종을 이곳에서 받아요. 의사 선생님이 친절하셔서 가르쳐주신 영양이나 육아법도 잘 따르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꼭 이 보건소에서 산전 진료와 출산을 하고 싶어요.”라고 캄케오는 말합니다.
플랜, 보건 당국, 그리고 헌신적인 보건 인력들의 협업으로, 캄케오와 같은 가족들이 집 가까이에서 믿을 수 있는 따뜻한 보건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변화는 단순히 보건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모든 산모와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소개
플랜은 2024년부터 살라완 주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 지방정부와 함께 ‘공공보건·영양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연방경제협력개발부(BMZ), 플랜, 오스트레일리아 원조의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통해, 이 사업은 보건 체계와 시설을 강화하고, 서비스 제공의 질을 높였으며, 양질의 의료 접근성을 증대시켰습니다. 그 결과, 살라완 보건소가 지원하는 지역사회에서는 건강 상태가 크게 개선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